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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행사비용을 줄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예산 심사 원칙을 세웠습니다”

2005년도 서울시의회 예산안 심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예자(63) 서울시의회 보건사회위원장은 자신의 '고달픔'이 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심사 중인 내년도 예산 규모는 1조6000억원 정도. “혈세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인지 인터뷰를 위해 12월 3일 위원장실을 찾았을 때 그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실시된 보건사회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만들었다. 이로써 그는 서울시의회 9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최초의 여성 상임위원장이란 기록을 갖게 됐다.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20년 넘게 여약사회에서 활동했다. 탄탄한 전문성이 자산인 그의 능력을 동료 의원들이 인정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시의원 생활 6개월 정도는 수습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지켜봤습니다. 그 이후 의정활동을 지켜본 동료들이 말없이 저를 지지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약사회에서 일한 사람'이 실력이 좋고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이 된 뒤 가장 먼저 정시 회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엔 40분씩 늦던 의원들도 차츰 적응하기 시작해 이제는 거의 정착되고 있다.

그는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책이 미흡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저출산에 대한 정책 뒷받침이 부족한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300대 기업들이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보육체계를 확실히 맡아준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일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임기동안 서민들이 의료서비스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출산장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의회 의원 102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8명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시의회 역시 남성 중심적이며 보수적이고 재선의원들의 텃새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면서 “여성 의원들이 늘어나면 이런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회 진출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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