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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진회 문제를 공론화해 온 사회를 학교폭력 문제로 들끓게 만든 정세영(52) 교사. 지난 11일 근무지인 전농중학교에서 만난 정씨는 “그동안 교육계 안에서 일진 아이들은 쓰레기처럼 취급이 됐지만 100% 선도 가능한 아이들”이라며 “경찰이 개입하면 아이들은 조직폭력배로 몰릴 수밖에 없다. 교육적인 입장에서 처리해야 아이들이 돌아설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 학교에서도 일진회 문제를 폭로했다 학교 측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는 정씨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진회 얘기는 소설이다'는 지적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너무나 모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에 따르면 학급 내에서 싸움을 잘 하거나 얼굴이 예쁘고 운동을 잘 하거나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 소위 '잘 나가는'아이들은 '1진'으로 뽑혀 학급의 '짱'이 된다. 일진회는 바로 이 '짱'과 '진'으로 조직되는데, 여기서 '쌈짱'은 '1짱''2짱''3짱' 등 싸움을 잘 하는 순서로 서열을 매기고, 얼굴이 잘 생겼거나 예쁜 1진은 '얼짱'이라고 해서 '후배터치(신고식)'에서 선배들로부터 맞지 않는 특권을 갖는다. 일진회 가입은 출신 초등학교의 중1 선배들이 후배를 4학년 때부터 눈여겨봐뒀다 뽑는다.

정씨는 “한번 일진이 되면 거의 탈퇴가 없다”며 “중3, 고1쯤 되면 금품갈취, 폭행은 줄어든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일진회 수가 전국에 40만명 된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99년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일진회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일진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정씨는 “일진회 등 학교 폭력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교육부 탓”이라며 “학교에서는 철저히 감추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선도, 어른들이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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