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공청회'

가정·사회 관심 해결책 공감...'스쿨폴리스' 5월 시범운영

경찰청 주최로 12일 경찰청 청사 13층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공청회'에서 학교 폭력의 희생자였던 학생 및 학부모의 체험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번 공청회에선 경찰청의 학교폭력 치안대책과 학교폭력 관련학생 설문조사 결과 분석도 함께 발표됐다.

이날 '일진회의 늪에서 건진 내 딸'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전 일진회 가입학생 어머니 김영희씨는 '얼짱'으로 불리며 일진회에서 활동했던 딸이 마음을 잡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김씨는 "선행상을 받을 정도로 착했던 딸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일진회 조직에서 '얼짱' 칭호를 받고 가입해 술, 담배뿐 아니라 도둑질 등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불려 다니기까지 했다"며 힘들었던 상황을 털어놨다. 학교를 떠나라는 교사들의 무책임한 답변에 빚을 내서 부산으로 전학을 보낸 딸은 그곳에서 다행히 아이를 이해하는 좋은 선생님의 도움으로 모범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소개하며 "가정에서 할 수 없는 아이의 인성교육은 부모와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학교가 학생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례 발표에 나선 서울 중대부고 3학년 김백건(18)군은 중학교 때 학교의 유명한 '싸움짱'이었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싸움에 지는 일이 없었던 김군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여러 싸움에 불려 다니게 됐다. 그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때까지의 생활을 반성하고 새로 태어났다. 김군의 변화된 모범적인 학교생활에 학교 측에서도 학칙까지 개정하며 학생회장에 출마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학생회장에 당선되자 학교폭력 예방과 금연운동에 앞장서며 학교 내 일진회를 해산시켰다. 그는 "일진회 학생들 중에는 본의 아니게 가입한 학생들도 많다"면서 "그 친구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기에 이와 같은 일이 가능했다"고 밝혀 학생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애정을 촉구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대책도 소개됐는데 그중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설명이 주목을 끌었다. '스쿨폴리스'는 퇴직경찰 퇴직교사 등을 선발, 학교 현장에 배치해 교내 순찰과 상담을 담당하는 제도다. 발표에 나선 부산지방경찰청 이홍우 경정은 "4월 중 시범 대상학교와 시범 요원을 선발하고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8월 말 성과분석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윤수 기자 birdy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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