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 만에 여성기업전용펀드 300억 조성 공격적 재투자로 연 매출 80억 IT기업 일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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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기자 leephoto@>

임기 내 여성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여성벤처기업인들의 협력, 그리고 대기업과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제가 할 일이죠

최근 '창조적 여성 리더포럼'을 통해 여성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여성벤처기업인들의 단합된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등의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한국여성벤처협회 송혜자(39) 회장(우암닷컴 사장)이 취임 3개월을 맞았다. 그동안 송 회장은 취임식에서 여성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한 '여성벤처여 다시 한번(Women's Venture again)'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는 중소벤처기업 모두가 어렵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벤처기업인들은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도 없다며 첫째 여성벤처기업인을 지원할 자금 조성, 둘째 제품의 판로 확보, 셋째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그동안 은행과 관련기관을 부지런히 쫓아다닌 결과 300억 원 규모의 여성기업전용펀드 조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얼마 전 조달청으로부터 3000만 원 미만의 제품구입 시 여성중소기업에 먼저 기회를 줄 것을 약속 받았다. 또 '창조적 여성리더포럼' 정례화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 등 석 달의 실적(?)이라고 말하기에는 큰 성과를 일궈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 목표는 여성벤처기업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소프트웨어전시회에 '여성벤처기업단'을 조직해 참가할 예정이다. 우리 벤처기업의 미래는 글로벌화의 성공에 있다고 믿는 송 회장은 그러나 아직도 열악한 국내 환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관련 시장은 전세계 대비 1%에 불과하고 내수시장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의 점유율은 18.4% 정도,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송 회장은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세계진출은 그저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정부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을 촉구한다. 그는 또 기술우위 기업을 선택해 집중 지원하고, 내수 시장을 확대해야 하며, 더불어 창의력과 기술력을 가진 여성벤처기업의 안정화가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조건임을 강조했다.

여성벤처협회의 회장으로서 그가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은 송 회장 자신이 13년간 벤처기업을 운영해온 경험과 무관치 않다. 전산학 전공 후 평범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93년 자본금 2000만 원으로 우암정보통신을 설립, 연매출 80억 원의 우암닷컴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한 그는 스스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벤처인의 길을 걸었음을 자부한다.

여성 기업인이 겪는 모든 장애물을 다 만나봤다는 그는 번 돈을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잘라 말한다.

보유 지적재산권 6개, 정부 및 공공기관, 대학 등에 '전자 화상회의 시스템' 납품, 'U러닝 시스템' 시범실시 등 굵직한 사업성과를 자랑하는 그는 매출의 20∼30%를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전체 37명의 직원 중 20명을 연구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올해는 MS사와 함께 아시아 전 지역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보급하는 등 보다 공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나서볼 요량이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고 전자회의 시스템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송 회장이 말하는 벤처정신은 '준비된 도전'이다. '미래는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온다'는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그는 지금도 '미래를 꿈꾸며 준비 중'이다.

송혜자 회장이 말하는 여성벤처인의 자격조건

이공계 여성인력의 수요과 공급이 모두 늘고는 있지만 여성기업인과 여성인력에 대한 편견, 사회적 뒷받침이 부족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여성벤처기업 CEO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송혜자 회장이 전하는 조언. 그것은 바로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는 것이다. 준비된 자만이 도전을 통해 열매를 딸 수 있다.

하나. 창업 전에 먼저 전문지식을 갖춰라.

둘. 휴먼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셋. 고급정보를 잡고, 이해하는 능력은 필수다.

넷. 조급히 하지 말고, 도전의 과정을 즐겨라.

김미량 기자kmr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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