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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여성마라톤대회 1만5000여 명 참가자들 중 눈길을 끈 이색 참가자들을 소개한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여생도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국군간호사관학교는 학교장인 이재순(51) 준장을 비롯해 교수와 생도 등 총 124명이 참가했다. 여성마라톤대회에 처음 참가해 5㎞를 달렸다는 이재순 준장은 “여성신문을 보고 학교 차원에서 참가했다”며 “많은 사람이 함께 나누면서 달릴 수 있어 신났다”고 전했다. 10㎞에 참가한 송수아(22) 생도는 “한번도 걷지 않고 계속 뛰어 완주하자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자기와의 도전에서 승리한 것을 자축했다.

베스트 드레서 부자

주최 측에서 제공한 분홍색 티셔츠 대신에 자신만의 개성을 뽐낸 여러 참가자 중 단연 눈에 띈 이만석(44)·이강훈(10) 부자. 이씨는 국내 여러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모아둔 등·배번을 기워 만든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고 참가했다. “달리면서 흘린 땀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등·배번을 모아 옷을 만들었다”고 말한 이만석씨 부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마라톤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양팔 없이 달린 참가자

5㎞부문에 참가한 김황태(30)·김진희(29)씨 부부. 김황태씨는 2000년 2만2000볼트의 전기에 감전돼 양팔을 잃은 후 마라톤을 뛰어왔다. 마라톤대회 참가는 처음인 김진희씨에게 남편은 “무사히 완주하길 바란다”며 5㎞를 출발해 나란히 완주해냈다. 김황태씨는 “앞으로 3시간 29분대 풀코스 기록을 단축해 서브 스리(Sub-3)를 해내고 싶다”고 희망했다.

말보다 마라톤 먼저 배운 최연소 참가자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박경빈(15개월) 군의 어머니 김명신씨는 시부모를 비롯한 가족 12명과 함께 3㎞걷기 코스에 참가했다. 박군은 아장아장 걸음마로 3㎞걷기를 완주해 나이답지 않은 의젓함을 뽐냈다.

안내견과 함께 선두에 선 시각장애인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출신 안내견들과 여성 시각장애인 전숙연, 김예진씨는 3㎞걷기 선두에서 출발했다. SBS TV드라마 '내 사랑 토람이'의 실제 주인공인 전숙연씨는 안내견 '대양이', 남편 김성민씨와 함께 걸었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하기도 했던 김씨는 8년 동안 함께 해 온 '세미'와 함께 걸었다.

김씨는 “최근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에 가입해 앞으로 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북부여성발전센터 사람들

서울시 북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발달 장애와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랑의 제과교실 수강생과, 한글교실 수강 중인 할머니들, 자원봉사자와 직원 등 57명이 함께 3㎞걷기에 참여했다. 정현주(51) 소장은 “평소 모일 기회가 없었는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다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 손빈호(20)씨와 함께 참여한 이연숙(50)씨는 “영화 '말아톤'을 보며 많이 울었는데 배형진씨를 실제로 봐서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돌봄 문화 실천하는 슈퍼맨 부자

유난히 눈에 띈 파란색 슈퍼맨 복장의 남성들은 '슈퍼맨 서포터스' 지원자들. 부자가 함께 슈퍼맨 서포터스에 지원한 강연배(44)·강기남(15)·강기완(11) 삼부자는 그 중에서도 특히 돋보였다. 부인인 서희방(39)씨까지 네 식구가 모두 5㎞에 도전한 강씨 가족은 마라톤을 평소에 즐기는 건강 가족이다.

열혈 늦깎이 여고생 4인방

돌아가는 발걸음이 유난히 씩씩했던 아줌마 4인방은 마포구에 위치한 주부학교 일성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상애(46), 이금자(46), 황규옥(53), 이영순(53)씨. 이상애씨는 “친구들과 함께 달리니까 진짜 젊어진 기분이 들었다”며 소감을 말했고 초등학교 때 단거리 달리기 선수였던 이금자씨는 “모처럼 어렸을 적 기분으로 돌아가 달릴 수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마라톤을 완주했으니 이제는 대학입시 준비만 남았다”던 열혈 여성들이 원하는 대학에 모두 합격하기를 기원해 본다.

특별취재팀

■이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 한부모 9가족

“ '큰'가족 참가해 희망 준 행사”

제5회 여성마라톤대회는 많은 여성에게 힘을 주는 행사였다. 그 중에서도 이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단체로 참가한 한부모 가족 25명에게는 한층 더 뜻깊은 행사가 됐다.

“어떤 행사든 가족 중심으로 이뤄지니까 선뜻 참가하기 어렵죠. 여성마라톤대회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행사여서 오히려 기가 사는 걸요”

권혜영(39)씨는 중학교 2학년인 딸 하나, 초등학교 5학년 아들 한얼과 함께 3㎞걷기 코스에 참가해 봄날을 만끽하며 여성마라톤대회를 즐겼다. 이번이 첫 참가라는 권씨는 “한부모 가족끼리 뭉쳐서 참석하니 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매년 참가하고 싶다”고 첫 참가 소감을 말했다.

중학교 1학년인 아들 성보와 함께 온 심규순(42)씨는 “오랜만에 밖에 나와 작은 들꽃이 핀 길을 걸으면서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이 가장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홍영미(38)씨는 중학생 큰 딸 경미와 둘째 혜선이, 막내 태경이와 함께 참가했다. 홍씨는 “복지관에서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지만 이렇게 같은 자리에 모이기는 힘들다”면서 “다른 어느 곳보다 아이들이 기죽지 않고 즐겁게 놀아 많이 기쁘다”고 뿌듯해했다.

이들과 함께 참가한 김은정(31) 이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는 “대부분 일하느라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없는 한부모 가족에게 여성마라톤대회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줬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부모가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대회가 돼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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