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자 칼럼] 수적 증가보다 업무능력, 이미지, 업그레이드, 사회적 편견 불식 시급

필자는 지난 몇 달간 정부 혁신정책의 이해를 위해 미래 예측과 국내외 혁신 성공 사례에 관한 좋은 강의를 여러 번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경쟁력, 글로벌화, 신기술로 무장되어 있지 않으면 죽기를 각오해야 하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우리 여성들 특히 여성 과학자들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공에서는 깊이가 있고, 가정과 사회를 아우르는 면에서는 넓이가 있는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야 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많은 여성이 이공계에 진출해 있어 과학기술 전문직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와 여러 여성단체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매우 희망적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숫자 면에서의 증가 이면에 우리 여성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여성에 대한 업무능력과 미래 투자성 측면에서의 이미지를 높이도록 노력하여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는 일이라 하겠다.

인력의 우수성은 여러 면으로 평가될 수 있겠지만 그것들 중 일에 대한 끈기 있는 열정 또는 집념 그리고 미래 가능성이 중요한 항목이라 하겠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여성에게서 부족한 덕목이 바로 이러한 점인데, 젊은 여성 연구원들을 보면 대체로 이해력, 정보지식 습득력에서는 우수하나 조그마한 어려움이 닥치면 포기하는 성향이 있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경험한다.

우수한 이공계 전문가 한 명을 육성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졸업 이후부터도 보통 8∼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투자인 셈이다.

그런데 조금 어려운 일에 부닥쳐 쉽게 중도 포기한다면 누가 여성 인력을 쓰려 하겠는가? 최근과 같이 구직이 어려운 상황에서(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더욱 심각할 것이 분명함) 아주 잘 훈련된 남성들도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이들을 능가하는 상품으로 스스로를 무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여성 취업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전공에서는 전문성의 깊이를 필요로 하는 반면 가정·사회를 이끄는 면에서는 폭 또는 넓이가 있어야 하겠다. 이공계 여성들의 업무 양상을 살펴보면 실험실 또는 작업실에서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즉 많은 시간을 가정 밖에서 보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특히 결혼한 여성의 경우 이 부분을 잘 엮어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면서 여성 스스로의 건강한 가정 지킴에 대한 인식이 약해진다면 이는 가정과 직장과 그리고 사회 모두에 발전적이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가정 내에서 자식, 아내, 엄마로서의 역할을 가족과 분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며, 직장과 사회를 향한 폭넓은 이해를 구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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