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강하다!’
서울에서 열린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 행사에 참여하면서 든 생각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특히 여성들의 커다란 힘을 현장에서 몸소 느낄 수 있었다.
6일 동안 진행된 행사 하나 하나가 모두 신선하고 충격적인 배움의 장이었지만, 전야제와 개막식에서 본 공연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전야제 때의 ‘그녀가 온다’라는 제목의 공연에선 장애를 지닌 여성과 비장애 여성, 전문적인 무용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이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춤추는 무대가 펼쳐졌다. 달빛이 빛나는 야외 무대 위에서, 하얀 옷을 곱게 차려입고 휠체어를 탄 한 여성이 자랑스럽게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미소짓는 모습을 앞으로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여성들이 스스로를 긍정하는 모습이야말로 이번 여성학대회의 주제인 ‘경계를 넘어서’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닐까.
개막식 때는 대회 전체 주제를 상징하는 공연이 있었는데 역시 감동적이었다. 여성으로 상징되는 무용수가 등장하여 다양한 삶의 질곡 속에서 방황하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커다란 날개를 달게 된다. 이 날개는 결국 이 대회 포스터 속 여성의 늘어난 팔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여성의 늘어난 그 팔은 다름 아닌 여성을 날아오르게 하는 힘,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다.
공연 이외에 학술대회에서도 개인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유익했던 것 같다. 특히 한 패널 세션에서 본 이스라엘에서 온 여성 화가가 인상적이었다. 그 화가는 자신이 세계를 누비며 그린 그림을 곳곳에 전시하여 발표장을 하나의 전시회장으로 만들었다. 그림 외에도 자신이 쓴 시를 낭독하는 등 여성으로서 살아온 삶 자체를 하나의 발표문으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접한 이처럼 다양한 여성 삶의 모습들은 앞으로 내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섭취하게 될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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