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여행기 - 코타키나발루로 떠난 아줌마 삼총사

여자끼리 세 명, 우리는 지난 5월 어느 날 이름도 외기 어려운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이름과 푸른 바다 빛깔이 우리들을 강렬하게 유혹했다.
우린 모두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이른바 ‘백수’가 되어 있었다. 마흔을 넘긴 여자 세 명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자식들을 남겨놓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남들이 그냥 보기엔 호강에 겨운 호사 취미로 보일 수도 있고, 철없어 보일 수도 있다. 아무려나. 우리들은 모두 돈 잘 버는 커리어 우먼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편이 돈을 잘 벌어 여행비를 척척 내주는 사람들도 아니다.
여행 목적이 뭐냐고? 좋은 말로 재충전이고 더 좋은 말로 돈독한 우정 쌓기다.
이건 정말 자랑인데, 아주 비싸지만은 않은 여행비는 일행 중 한 여자가 쾌척했다. 그녀는 쥐꼬리만한 퇴직금을 셋의 여행비로 홀랑 내놓았다. 나중에 누군가가 돈을 벌어 여유가 생기면 그 때 고마움을 갚기로 하고 나머지 두 여자는 덥석 행복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주 젊어 보이지도, 그렇다고 살림살이에 완전히 찌든 것 같지도 않은 어중간한 외모를 한 중년의 여자 셋은 비행기서부터 나눌 말이 아주 많았다. 스튜어디스가 비행 중의 과다한 음주는 삼가라는 말로 호통칠 때까지 와인을 시켜 먹었다. 코타키나발루 행 전세기엔 우리 같은 그룹은 거의 없었다. 딸 아들 포함한 부부 아니면, 갓 결혼한 커플, 그것도 아니면 효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중년의 부부들이 태반이었다. 직장 동료로 이루어진, 그것도 예전의 직장 동료로 이루어진 백수 아줌마 세 명은 아주 특이한 조합인 게 분명했다.
도착한 첫날 새벽, 수영복을 갈아입고 텅 빈 호텔 내의 수영장에서 둥둥 떠다니며 하늘을 보니 은하수가, 은하수가 쏟아질 것처럼 흐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현관 앞이 망고 나무에서 툭툭 떨어진 망고가 발에 차일 정도로 쌓여 있었다.
뷔페식 호텔 식사를 하러 가니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은 아이 밥을 챙겨주느라 바빠 보였다. 수영장에서도, 바다에서도 가족들은 아이면 아이를, 부모면 부모를 챙기느라 부산하고 힘들어 보였지만, 우리는 그저 우리끼리만 한없이 느긋했다. 우린 바나나보트를, 스노클링을, 바다 낙하산을, 래프팅을, 트랙킹을 하면서 아이처럼 소리소리 질렀다. 가이드 해 주던 청년이 ‘가이드 생활 몇 년에 세 분 같은 여행객은 처음’이라며 아주 신기해 할 정도로 엄마를, 아내를 떠나 즐겼다.
남들은 여자 셋만 뭉쳐서 무슨 재미로 노는지 의아해했을 테지만 우린 애인과 함께 온 커플도, 가족과 함께 온 부부도 부럽지 않았다. 밤낮으로 바다를 즐기면서 중년 여자가 겪음직한 마음자리들을 풀어놓고 함께 인생의 숙제를 풀었다. 그것으로 아주 충분했다.              권혁란/이프 편집위원여자끼리 세 명, 우리는 지난 5월 어느 날 이름도 외기 어려운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이름과 푸른 바다 빛깔이 우리들을 강렬하게 유혹했다.
우린 모두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이른바 ‘백수’가 되어 있었다. 마흔을 넘긴 여자 세 명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자식들을 남겨놓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남들이 그냥 보기엔 호강에 겨운 호사 취미로 보일 수도 있고, 철없어 보일 수도 있다. 아무려나. 우리들은 모두 돈 잘 버는 커리어 우먼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편이 돈을 잘 벌어 여행비를 척척 내주는 사람들도 아니다.
여행 목적이 뭐냐고? 좋은 말로 재충전이고 더 좋은 말로 돈독한 우정 쌓기다.
이건 정말 자랑인데, 아주 비싸지만은 않은 여행비는 일행 중 한 여자가 쾌척했다. 그녀는 쥐꼬리만한 퇴직금을 셋의 여행비로 홀랑 내놓았다. 나중에 누군가가 돈을 벌어 여유가 생기면 그 때 고마움을 갚기로 하고 나머지 두 여자는 덥석 행복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주 젊어 보이지도, 그렇다고 살림살이에 완전히 찌든 것 같지도 않은 어중간한 외모를 한 중년의 여자 셋은 비행기서부터 나눌 말이 아주 많았다. 스튜어디스가 비행 중의 과다한 음주는 삼가라는 말로 호통칠 때까지 와인을 시켜 먹었다. 코타키나발루 행 전세기엔 우리 같은 그룹은 거의 없었다. 딸 아들 포함한 부부 아니면, 갓 결혼한 커플, 그것도 아니면 효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중년의 부부들이 태반이었다. 직장 동료로 이루어진, 그것도 예전의 직장 동료로 이루어진 백수 아줌마 세 명은 아주 특이한 조합인 게 분명했다.
도착한 첫날 새벽, 수영복을 갈아입고 텅 빈 호텔 내의 수영장에서 둥둥 떠다니며 하늘을 보니 은하수가, 은하수가 쏟아질 것처럼 흐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현관 앞이 망고 나무에서 툭툭 떨어진 망고가 발에 차일 정도로 쌓여 있었다.
뷔페식 호텔 식사를 하러 가니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은 아이 밥을 챙겨주느라 바빠 보였다. 수영장에서도, 바다에서도 가족들은 아이면 아이를, 부모면 부모를 챙기느라 부산하고 힘들어 보였지만, 우리는 그저 우리끼리만 한없이 느긋했다. 우린 바나나보트를, 스노클링을, 바다 낙하산을, 래프팅을, 트랙킹을 하면서 아이처럼 소리소리 질렀다. 가이드 해 주던 청년이 ‘가이드 생활 몇 년에 세 분 같은 여행객은 처음’이라며 아주 신기해 할 정도로 엄마를, 아내를 떠나 즐겼다.
남들은 여자 셋만 뭉쳐서 무슨 재미로 노는지 의아해했을 테지만 우린 애인과 함께 온 커플도, 가족과 함께 온 부부도 부럽지 않았다. 밤낮으로 바다를 즐기면서 중년 여자가 겪음직한 마음자리들을 풀어놓고 함께 인생의 숙제를 풀었다. 그것으로 아주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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