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최승은·김보희 모녀의 여행기 ‘엄마와 딸의 조금은 특별한 여행’

엄마와 딸은 그 어떤 관계보다 깊지만 또 감정이 대립하기도 쉬운 사이이다. ‘모녀 관계를 풀기 위해선 단둘이 여행을 떠나라’고 충고하는 특별한 여행기가 출간됐다.
최승은(42)씨는 열 아홉, 열 여덟 살 연년생 남매와 여섯 살 막둥이를 둔 경력 20년차의 주부이면서 87년 등단한 동화 작가이다. 그가 딸과 단둘이 떠났던 8일간의 앙코르 여행에서 나눈 진솔한 대화를 엮어낸 ‘엄마와 딸의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펴냈다. 최승은씨는 지난 4월 아들과 2년 반 동안 주고받은 130여 통의 편지를 묶은 책 ‘엄마 마음’도 발표했던 바 있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꼭 너 같은 딸 하나만 낳아 키워봐라”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엄마와 딸의 대화이다. 엄마는 여성으로서의 공감대를 딸과 함께 나누고 싶어하지만 이미 성장해 사춘기로 들어선 딸은 엄마에게서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꿈꾸게 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일상의 탈출을 위해, 딸이라는 공통된 이름을 지닌 모녀를 위해, 예민한 감성을 지닌 사춘기 딸과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친 불혹의 엄마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밝히고 있다.
둘만의 여행 속에서 엄마는 일상의 모습이 아닌 ‘40대 여성’이라는 독립된 존재로 딸에게 다가선다. 평소와 다른 엄마의 모습에 딸도 엄마에게 닫은 마음을 열고 가슴속에 쌓아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딸은 바이욘 사원에서 낡은 카메라를 들고 힘들게 사진을 찍는 엄마를 보면서 만화책을 몰래 보다 엄마에게 들켰던 사건을 떠올리며 ‘엄마 그날 미안했어요. 자식 잘 되기 바라는 엄마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라고 마음속으로 사과한다.
여행의 효과 때문인지 엄마는 이제 있는 그대로의 딸의 모습과 인격을 존중하게 됐다.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엄마를 답답하게 여겨 “편견을 버려라”면서 상처를 줬던 발가락 슬리퍼 사건도 앙코르에 와서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비가 내리는 새벽 사원 입구에서 엄마를 기다리면서 몇 년 전 폭풍우 치던 날의 새벽 가출 사건을 기억해낸다. ‘그날 엄마도 이렇게 나를 기다렸겠지’라고 생각하던 딸은 ‘엄마 사랑해요’라고 나지막이 불러본다.
이렇게 8일간의 여행을 함께 한 엄마와 딸은 돌아오는 길에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친구 사이가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제안한다. 딸과의 사이가 서먹하게 느껴진다면 단 둘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보라고.
이 책에는 사춘기 딸을 둔 엄마의 이야기뿐 아니라 앙코르 유적의 정경과 캄보디아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이 담겨있다. 동화 작가로서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엄마와 독특하고 엽기 발랄한 시각을 지닌 딸은 자신만의 색깔로 앙코르에 대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엄마와 딸의 조금은 특별한 여행 / 최승은, 김보희 지음 / 예담 / 1만 원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