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여성에 자부심 심어 의미… 영웅보다 인권운동가로 남고파”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밝혀달라.
“나의 노벨상 수상은 모든 이란 여성에게 자신감을 주었으며 나 역시 이란 여성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갖는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서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은 내가 이전에 걸어온 길을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노벨위원회가 당신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 중 하나가 이란 여성들을 위한 공로다. 이란에서 가장 심각한 여성문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이란 대학생의 63%가 여학생이다. 그러나 직장 여성은 노동인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여성의 능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성 능력에 대한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또한 이혼이나 결혼 등 가족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현재의 이란 법에는 한 남자가 4명의 아내를 둘 수 있다. 남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아내와 이혼할 수도 있다. 이혼 후에도 자녀양육권은 남자에게 있다. 이것은 분명한 여성권리의 침해다. 이런 법들은 재고되어야만 한다”

-얼마 전 자녀 양육권에 대한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미 70년 이상이나 된 이전 법안은 이혼한 부부의 경우 남아는 2세, 여아는 7세까지만 어머니의 양육권을 인정했다. 어머니의 자녀양육 권리를 무시한 이 법안 때문에 우리는 울고 있는 아이를 어머니 가슴에서 떼어내 아버지에게 건네주는 장면을 수없이 지켜보아야만 했다. 많은 어머니가 그 판정에 불복해 투쟁해 왔으며 결국 법안 수정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새로워진 법은 이혼 후 여아, 남아 모두 7세까지는 어머니의 양육권을 인정한다. 이 법안의 수정은 지난 20년간 어머니들이 흘린 눈물과 투쟁의 승리이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투쟁을 계속한다면 반드시 승리는 찾아온다”

-노벨상 수상 후 더 적극적인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권리를 대표해 주길 바라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전보다 더 보수적이 되었다는 비판이 많은데.
“수상 전 내 글들과 지금의 글들이 달라진 것이 있는가? 이전과 비교해 나는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자신의 권리를 찾는 데 대리자가 있을 이유가 없다. 그것은 단지 영웅을 만드는 짓일 뿐이다. 대중은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이야기해야 한다.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스스로 투쟁해야 한다. 나는 영웅이 아니라 한 사람의 법조인으로서, 인권운동가로서 남아 있고 싶다”

- 노벨평화상 수상이 공인으로서, 한 인간의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달라.
“변한 건 아무 것도 없다. 앞으로도 변호사로서, 인권운동가로서 내 일을 계속 할 것이다. 일상이 번거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답을 해 주어야 하는 편지가 쏟아지고 있다. 빨리 이런 상황이 끝나고 나의 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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