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회사마다 다른 ‘휴대진화 자판’

나는 얼마 전 휴대전화를 바꿨다. 카메라를 비롯해 첨단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신형으로 바꿨는데 아직 ‘복잡한’ 매뉴얼을 다 익히지 못해 그냥 전화번호부만 옮겨놓고, 걸고 받고 메시지 받고 보내는 정도만 할 뿐이다. 
그런데 첫날, 벌써 문제가 생겼다. 전화번호를 찾는 일에서다. 찾을 사람 이름을 입력하려니 이게 웬일인가? 자판이 확 다른 것이다. 
내가 전에 갖고 있던 휴대전화기는 삼성 애니콜. 이번에 새로 바꾼 것은 SK의 Sky IM 8100. 삼성은 덮개식이고 SK는 미는 형. 자판 글씨가 낯설어서인지 더 작은 것 같아 보이는데 그런데 자판 배열이 달라졌으니 나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럴 수가….
회사마다 휴대전화 자판이 다른 이유, 생산 당사자들에게 물으면 모두 그럴듯하게 이유를 대면서 이건 이래서 불가능하다고 기술적인 설명까지 따라 나올 것이라 짐작된다. 애니콜의 이른바 천지인 방식이 ‘특허’라 LG하고는 교환됐지만 SK하고는 안되고 등….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소비자는 알 필요가 없다. 쓰는 데 편한가 아닌가, 나아가 쓸 수 있나 없나가 가장 확실한 평가기준일 뿐이다.
전화기 자판 배열이 좀 다른 것, 잠시 좀 익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이 얼마나 사람들의 집단적 정신·시간 낭비인가, 국가적 손실을 따지고 싶다. 소비자를 당황하게 하는 것, 상품 서비스 첫 장이 무너지는 일이기도 하다.
바로 똑같은 예가 지금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한글 타자기 표준화 실패다. 자판 배열에서부터 무엇보다 2벌식 3벌식 하면서 쓰는 방법이 저마다 달라, 소비자가 제품에 따라 다시 연습하고 익혀야 하는, 너무나 어리석은 후진성 체험을 했던 일이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다. 우리는 그런 사회를 살아온 사람들이다.
한창 지적 흡수가 빠른 어린이들에게 휴대전화 자판을 저마다 달리 다시 익히는 일, 시간들임과 그리고 두뇌 쓰임이 모두 어느 정도 되는지 계산해본 적이 있을까? 내가 바라는 휴대전화 생산자는 그것을 꼭 계산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득인가 해인가를 가늠해보는 그런 자세의 큰 사업가다. 지금이라도 휴대전화 생산자들은 한글자판을 표준 통일해줬으면 좋겠다. 소비자로서 엎드려 빌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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