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참 많다. 하지만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말을 할 때 지나치게 자신의 의도로 말하거나 강요나 지시, 설득의 숨은 의도를 담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 잔잔한 물의 흐름과 같이 맑고 투명한 대화를 편안하게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란 참 어려운 경우가 있다.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 이것은 말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셀링 포인트가 상대방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라는 말은 세일즈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서 성냥 한 개비에 불을 붙여, 그 성냥이 다 타들어 가는 시간 내에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여 말할 수 있는 요점을 말한다. 고객이나 상대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정도로 항상 준비되어 있거나 시간을 할애해 주지 않는다. 짧은 시간 내에 상대방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핵심이 한마디로 정리돼 있어야 한다.
긴 말은 장황함의 본질이고 짧은 말은 재치의 진수라고 한다. 보통 장황하게 설명하려 하거나 자칫 유식하게 자신의 지식 자랑으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고 거부당하기도 한다. 이것은 상대방보다 한 발짝 앞서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한 발짝 앞서서 하는 이야기는 자칫 거만해 보이거나 자신의 관심 밖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 발짝 앞선 정보로 상대방의 수준에 자신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반 발짝 앞서 가면서 툭툭 던지는 한두 마디의 단어가 상대방의 관심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
“어머, 그래요?” “정말 그럴까요?” “그래 맞아!” 등과 같이 상대방에게 어울리는 톤, 상대방의 감성에 적합한 교감, 상대방의 지적 수준에 상응하는 어휘, 상대방의 관심사에 접근하는 표현 등이 어우러져 간결하게 핵심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직업이 토크쇼 진행자이다. 진행자의 무한한 창의력과 의표를 찌르는 멘트, 시청자보다 반 발짝 앞서나가 지루함을 걷어내는 진행자의 감각, 너무 앞서지도 않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으면서 툭툭 던져주는 말 한마디가 바로 진행의 핵심인 것이다.
웃음을 터뜨리며 카타르시스에 도달하게 하는 기술은 반 발짝 앞선 한마디의 셀링 포인트에 숨어 있다.
말은 정보를 주고받는 주요한 수단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반 발짝 앞선 유익한 정보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꽂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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