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여행, 관광 작품화를 위한 심포지엄

여성과 여행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관광정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또하나의문화가 지난 10월 21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여성과 여행, 관광 작품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선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캐나다 5개국의 여성들이 모여 새로운 차원의 여성관광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미국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인 로라 켄달씨는 한국학을 전공한 인류학자로 1년에 한 번 이상 한국을 방문한다는 아시아 전문가. ‘이사벨라의 한국신발’이란 제목으로 19세기 초 한국 및 아시아 일대를 여행했던 여성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과 일본의 사라시나 부인, 한국의 의유당 남씨, 중국의 사이 이핑 등 여성 여행작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여행글 쓰기의 방향을 모색했다.
일본의 여행전문 출판사 ‘지구는 좁다’ 대표인 오소도 마사코씨는 ‘여행의 장벽을 넘어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장애인을 위한 투어를 진행했던 감동적인 경험담을 얘기했다. 맹인안내견의 항공료가 무료라는 사실을 알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해외 투어를 기획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휠체어 장애인, 신장 투석을 하는 사람, 말기 암 환자, 정신 지체 장애인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500여 명과 여행을 다녔다. “비행기에 앉을 수만 있다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여성을 위한 여행정보사이트 ‘journeywoman.com’의 운영자인 에블린 하논씨의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42세 나이에 이혼을 하고 생애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떠났던 그는 이후 20여 년간의 여행과 여행지에서 만난 1000여 명의 여성과 소통하면서 여성들만을 위한 여행정보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나의 노동력만 필요한 일이기에 사이트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며 열려있는 사이트를 추구하는 그의 철학은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았다.
이 외에도 대만 청화대학 인류학연구소의 줄리아 황은 ‘자제공덕회’의 여성 불교지도자들의 카리스마에 대해, 매년 여성들을 위한 베트남 여행을 계속해온 ‘나와 우리’의 운영위원인 김현아씨는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베트남 여행을 얘기했다. 또한 김현옥 하자센터 기획부장은 고정희 추모제 준비로 시작된 10대 소녀들인 하자센터의 ‘소녀들의 페미니즘’팀의 색다른 여행방식을, 마지막 발표자인 김현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을 여성공간으로서 체험하는 일일 관광코스의 사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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