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황 교수에게 가한 첫 번째 벌은 관련 예산 삭감이다. 지난 12월 26일 열린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위원장 강봉균)에서 황 교수가 주도했던 세계줄기세포허브의 연구비 40억 원 증액 방침을 무효화하는 등 관련 예산을 삭감키로 했다.
바로 다음날인 27일 유승희, 홍미영 열린우리당 여성 의원과 심상정, 이영순, 최순영, 현애자 민주노동당 여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석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유승희 의원은 얼마 전 인터넷 신문 ‘폴리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정부와 삼성 등 재벌과의 유착관계에 의한 ‘황우석 게이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유승희 의원은 실무 관련 책임자인 황 교수는 물론 박기영 청와대 보좌관,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기명준 청와대 정책실장 등 황우석 게이트 4인방이 사퇴하는 등의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인권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노력은 어쩌면 근본주의자가 되는 것처럼 급진적인 일이 될 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몸까지 상품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반자본주의’로 비칠 수 있고, 세계화 속에서 여성의 몸까지 과학기술 경쟁의 세계화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것은 ‘반세계화’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성 의원들은 여성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근본주의자’가 되는 것을 각오해야할 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여성 의원들이 자신이 속한 이해관계와 정당을 초월해서 여성의 인권을 지키려했다는 점에서 우리 여성들이 기억해야 하는 ‘여성의 헌정사’ 중에 중요 사건임에 틀림없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남성 의원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도 국정조사에 목소리를 높이고 생명윤리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한나라당 남성 의원보다 여성 인권을 더 중시할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의 침묵이 너무 오래가지 않기를 기다려 본다.
장성순 객원기자 fountainjss@naver.com
admin@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