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평균 1% 불과…할당제 도입 필요성 등 제기

지난 12일 노동부는 국내 기업과 기업인 400여 명을 대상으로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기업의 여성 채용과 관리자 비율에 관한 규정을 설명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미국 고용평등자문회의 제프리 노리스 의장은 연설에서 2004년 미국 통계를 인용해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의 총 수익률은 여성 임원이 적은 기업에 비해 30% 이상 높다”며 “여성 고용과 활용은 기업의 이익”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여성인력이 많이 진출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여성임원 확대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여성 고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여성 임원은 1% 정도이며, 그나마 공기업은 1%가 안 된다. 지난해 채용포털 인크루트는 국내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직원이 임원이 될 가능성은 고작 0.05%에 불과하다’는 결과와 함께 ‘조사 대상 기업의 84%는 여성 임원이 아예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국내 기업보다 현저히 높다. 세계적 생활용품 업체 피앤지코리아의 여성 임원 비율은 38%(8명중 3명)에 이르며, 세계적인 화학기업 듀폰코리아도 6.3%로 국내 기업보다 높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금융계의 경우 인재풀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며 “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권의 여성 임원 비율은 0.6% 정도인데 적은 수라도 여성 임원 할당제를 실시하면 지도자급 여성 인재를 키우고 양성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고, 이렇게 성장한 여성들이 조직의 파이프라인을 형성해 후배 여성들에게 기회의 길을 터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양인숙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현재 여성 임원직 확대를 위한 움직임은 공공기관과 교육계 등에서 보인다”며 “민간기업에 여성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약 5년 후에 기업 내 여성인력이 30∼40% 선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정부의 적극적인 여성 임원 확대 정책이 필요하고 또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우리은행 내 여성으로서는 최고위직(준임원급)에 임명된 김경자 우리은행 강서본부장은 “여성임원할당제는 정부와 기업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중요한 것은 많은 여성이 임원 등 경영진으로 진입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자신의 능력을 외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자기계발을 통해 조직 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LG경제연구원 김현기 선임연구원은 ‘양성평등시대의 인재경영’에서 ‘(여성 임원을 구하려고 애쓰지 않고) 앉아서 기다려선 안 된다’는 조언을 한 바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임원할당제 용어 자체에 대한 기업의 거부감도 심한 상황에서 제도의 도입은 분명 시기상조지만 최근 대기업의 인재개발(HRD)정책의 화두가 ‘여성인력의 활용’인 만큼 기업의 여성인력에 대한 시각은 확실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르웨이는 올해 1월부터 기업 임원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의무화하는 성평등법을 시행 중이며, 영국 여성 경영인들은 ‘여성이사회(WDOB)’라는 단체를 조직해 지금의 여성 임원 비율 5%에서 2010년 10%까지 늘리기 위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기업 신년 인사, 여성임원 약진 얼마나
 올해 초 대기업 인사에서 40대 여성 임원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여성 임원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가 많은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달리 내부에서 승진돼 더욱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 홍일점으로 오른 박현정(43) 삼성화재 상무는 고객관계관리(CRM)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아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박 상무는 2005년 여성신문이 제정한 ‘제3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3명의 신규 여성 임원을 배출했지만 올해는 신규 여성 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여성 임원은 총 14명으로 재계 1위이다.
LG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2명을 임원으로 승진 발령했다. 각각 상무보로 승진한 조은숙(41) LG전자 연구위원과 지희정(47) LG생명과학 연구위원은 연구성과 및 성장 가능성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11명이다.
우리은행은 김경자 전 압구정역 지점장을 강서본부장으로 승진·발령했다. 김 본부장은 압구정역 지점장 재직시 1년 만에 매출을 크게 향상시키는 등 탁월한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웅진그룹은 최정순(51) 인재개발원장을 상무보에서 상무로, 오규화(45) 웅진씽크빅 본부장을 상무보로, 이미혜(45) 웅진주니어 본부장을 상무보로 임명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도 올해 최초로 여성 임원 이윤미 이사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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