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학부모용 지침서 나왔다

“수준별 수업은 무엇인가요?”

“자녀 성교육은 어떻게 하나요?”

“특목고에 가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이나 새 학기를 앞둔 학부모들은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수업태도나 성적에서부터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법 등. 이럴 때 볼 만한 지침서가 나와 현장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발간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119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학습 능력을 다룬 ‘실력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인성지도에 대한 ‘마음이 예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와 초등교육 전반에 대한 ‘초등학교 교육에 대하여 알고 싶어요’등 3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각 주제에 대해 학부모들이 평소 궁금해하는 119개의 질문을 선정, 문답식으로 꾸며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을 맡은 서울시교육청 송봉종 장학관은 “그동안 학생을 위한 매뉴얼은 많이 있었으나 학부모용으로 전 영역에 걸친 자세한 내용을 문답식으로 담은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첫째 마당에선 수준별 수업, 학력평가, 선행학습 등 학습과 관련된 내용에서 사회, 수학, 과학 등 과목별 교과서 활용법 등이 소개돼 아이들에게 직접 적용할 수 있는 학습 지도법이 도움을 준다. 중학교 선행학습이 필요한지를 묻는 6학년 학부모에게 이 책은 ‘선행학습은 학습의 흥미를 잃게 할 우려가 있고 성적에 큰 효과가 없다’고 단정짓는다. 또한 2000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수행했던 ‘선행학습 효과에 관한 연구’를 근거로 제시한다.

둘째 마당에선 옷차림에 신경쓰는 딸,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아들, 아이와의 갈등 해결법 등 학부모들이 실제 겪음직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제시됐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자녀를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컴퓨터 사용에 시간제한을 두고 흥미 있는 운동 등 다른 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여 나가라”고 충고한다. 게임으로 보내는 시간이 하루 3시간 이상이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에 빠지면 ‘컴퓨터 게임 중독증’이라는 진단방법도 제시한다.

마지막 마당은 창의적 재량활동, 수행평가 등 학교정책과 초등학생 해외유학, 학교 운영위원회, 교과서를 분실했을 때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냈다. 5학년 자녀를 외국으로 보내 공부시키고 싶다는 학부모의 질문엔 ‘국외 유학은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만 가능하므로 초등학생의 국외 유학은 불법’이라고 답변한다. 이와 함께 국외 유학에 관한 관련 법률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반면 책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 활용성이 극히 낮으며 기획 단계에서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못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송봉종 장학관은 “지난해 12월 발간해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에 학교당 35부씩 배포했다”고 얘기했으나 실제로 주요 학부모단체 및 교육단체, 현장 교사들조차 책 발간 소식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 것.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학부모가 읽어야 할 책이 학교에만 배포됐다는 건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정책국장은 “이런 책이 발간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송 장학관은 “현재 여유분이 없어 책자로 더 이상 제공하기는 어려우며 현실적으로 모든 학부모에게 책을 배달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대신 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에서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과 관련된 질문만 모은 28쪽의 소책자를 3월 서울지역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1학년 학부모 모두에게 배포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아이 첫 입학 준비 위한 팁

학부모 매뉴얼은 특히 아이의 첫 입학을 앞둔 경우 유용하다.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지도방법을 간추려 소개한다.

입학한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면

갓 입학한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에 불안을 느껴 학교가기 싫다는 말을 한두 번 하는 건 정상이다. 지속적으로 학교를 거부하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받아쓰기 성적이 나쁜 경우는

저학년에서 받아쓰기를 틀리는 경우는 낱말이나 문장을 소리나는 대로 쓰기 때문. 예습과 소리 내어 읽으면 효과적이다. ‘몇 페이지를 열 번 써라’는 식의 체벌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은 피한다.

 화장실 사용 지도는 이렇게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이용해야 하는 원칙을 알리고 수업 중엔 화장실용 목걸이를 이용한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고 옷을 완전히 입은 후 나와야 하며 반드시 손을 닦도록 지도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은 어떻게

성교육을 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성폭력 예방을 위해 친한 이웃집 전화번호를 알아두고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거나 지하실이나 차고 등에 혼자 들어가지 말 것을 다짐시킨다.

 원어민 활용 영어수업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영어 수업은 모든 어머니들의 관심사. 2005년 9월부터 시작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는 연차적으로 인원을 늘려 2008년 서울시내 전 초등학교로 확대될 예정이다. 원어민과 한국인 교사가 함께 수업을 한다.

 취학 전 필요한 준비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학교란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를 만나 재미있게 공부하고 생활하는 곳’임을 일깨워야 한다. 주의력 산만이나 지나친 TV 시청 등 나쁜 버릇은 취학 전에 고쳐줘야 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