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원 후예들의 ‘여행 길라잡이’
김금원 후예들의 ‘여행 길라잡이’
  • 박윤수 기자 birdy@
  • 승인 2006.09.22 11:20
  • 수정 2006-09-2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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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행기 ‘여행 좋아하세요?’
때는 1830년, 남자가 되지 않고 여자로 태어난 것을 불행하게 생각하던 14세 소녀가 여행을 떠날 마음을 굳게 먹고 부모님을 졸라 허락을 받아낸다. 남자 옷을 입고 머리를 동자처럼 땋고 원주 집을 떠나 전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호동서락기’를 쓴다. 여성들의 바깥출입이 금기시되던 시절에 홀로 길을 떠났던 용기 있는 여성의 이름은 ‘김금원’이다.

김금원의 후예들이 의기투합해 여성 여행 소모임을 만들고 여성주의 여행을 찾아 나서기를 10년째. 마침내 그 결실이 ‘여행 좋아하세요?’(도서출판 또 하나의 문화)라는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지구별을 여행하는 여자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는 23편의 색다른 여행기가 담겨있다. 장필화, 조형, 조옥라, 조은씨 등 한국의 대표적 여성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책은 시인 고정희의 생가를 찾아 여성학자 박혜란씨가 떠나는 추모여행기로 시작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시인을 안타깝게 여긴 친구들에 의해 시작된 해남 추모 여행은 다음 세대인 소녀들에게 이어지고 시인을 모르는 외국 여성들에게까지 감동을 준다. 지리산에서 숨을 거둘 정도로 산을 좋아했던 고정희 시인이 생전에 지리산에 처음 올랐을 때 지인에게 쓴 편지는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고정희 추모여행을 통해 용기를 얻은 소녀들은 여성 유적지를 찾아 해외로 진출한다. 하자센터의 영 페미니스트들은 허난설헌과 중국의 여성 시인 리칭짜오를 연결시키고 대안 월경대 운동을 하는 고은씨는 중국 윈난성(雲南省)의 소수민족 여성들의 월경문화를 조사하러 갔다가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여성학과 동기인 엄연수·이현정씨는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와 터키 등에서 위대한 여신들과 모계사회의 흔적을 쫓는다.

여행은 젊은이들만의 몫이 아니다. 예순 살에 홀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박형옥씨는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70대 여성에게서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고 여행을 계획하는 수많은 딸들에게 조언을 건넨다.

‘여성’만의 여행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해외 여성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전 세계 여행하는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지혜를 모아놓은 에블린 하논의 웹사이트 ‘저니우먼닷컴’(www.journeywoman.com)은 여성 여행 네트워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과 노인들을 위한 여행, 맹인안내견을 비행기에 태우고 장애인들과 여행을 감행하는 오소도 마사코씨의 이야기는 여행에는 장벽이 없음을 실감케 한다. 유이 엮음/ 도서출판 또 하나의 문화/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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