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승진까진 비슷…고위직은 거의 없어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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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여풍’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신입 행원 10명 중 6명이 여성이고, 지점장·본부장은 물론 여성 부행장까지 생겨나고 있잖아요. 하지만 ‘여풍’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는 것 같아요.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대리 승진까지는 남녀 비율이 비슷해지고 있지만, 지점장급 이상의 고위직 진출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상태거든요. 본부장인 제가 우리은행 여직원 가운데 가장 직급이 높다니, 아쉬울 따름이죠.”

김경자(54) 우리은행 강서영업본부장은 금융권 내에서도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불린다.

2001년 여성 최초로 ‘은행권 선호도 1위 부서’인 외환업무팀 부장에 발탁됐고, 2005년 압구정역지점장 시절에는 은행 자산규모를 1년 새 2배 이상으로 키워내 그해 우리은행 지점 평가에서 1위를 따냈다. 1976년 입행 때부터 국제영업부·외환추진부·국제금융부 등을 거치며 여성으로는 드물게 ‘외환통’으로서 입지를 다졌고, 지점장 시절에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꼴찌 지점을 일등 지점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우리은행 최초로 여성 본부장에 임명된 것이 단순히 ‘여성 특혜’가 아님을 방증하는 일례다. 김 본부장이 여직원들 사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그는 “요즘 들어 후배들 보기가 더 무서워졌다”고 털어놓는다. ‘나도 열심히 하면 임원도 되고, CEO도 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이 있어야 자신감도 생기고 일의 능률도 배가될 텐데 ‘고위직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은행권 특유의 보수적인 관행에 가로막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여전히 더딘 상태이기 때문이다. 

4월 현재 우리은행의 고위직 여성은 준임원급인 김 본부장 1명뿐이다. 반면 경쟁기업인 국민은행은 여성 부행장이 1명, 본부장도 3명에 달한다.

김 본부장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요 업무를 주지 않거나 책임자 배치에서 배제하는 풍토가 여전하다”면서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경력이 쌓인 여성에게는 과감하게 책임자 자리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70~80%가 여성이고, PB(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자도 대다수가 여성인 상황에서 여성의 감성을 읽어낼 수 있는 여성 임원의 임용은 은행들의 필수적인 과제라는 설명이다. ‘남성은 못한다’가 아니라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 

김 본부장은 “남성 중심적 사고만으로는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영업정책을 조화롭게 끌어나갈 수 없다”면서 “여성 임원 배출에 적극성을 띨 때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조심스럽게 가까운 미래에 우리은행에서도 여성 부행장이 탄생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지난 3월8일 마지막 월례조회에서 “은행 상품 구매자의 70~80%가 여성인데 우리은행에 여성 부행장이 한명도 없다”며 여성인력 육성을 주문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은행권은 혼자만 안하면 외톨이가 되는 분위기라서 앞서 여성 부행장을 임명한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을 필두로 다른 은행들에서도 여성 부행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후배 여성들도 많이 바라고 있고, 또 추세인 것 같다. 유일한 여성 본부장으로서 유능한 여성들이 고위직에 임명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우리은행 여성 최고위직 김경자 본부장이 말하는 ‘여성리더 성공 5계명’

하나. 외국어 능력은 필요충분조건이다 

둘. 필요하다면 내 돈 주고 공부하라

셋.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인정받는다

넷. 직장상사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마라

다섯. 가장 어려울 때 포기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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