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에 몰려 있는 하반기 채용 시즌이 지난달 말 은행권을 시작으로 본격 개막됐다. 올 하반기 주요 기업의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업종에 따라서 채용 여부와 규모가 극명하게 엇갈려 특정업계를 노린 취업준비생들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대기업 채용 소폭 상승

우선 대기업의 채용인력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 2곳 중 한곳이 대졸 정규직 신규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원은 지난해 하반기(9438명)에 비해 3.5% 증가한 9766명(59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는 삼성그룹은 채용 계획은 있지만 아직 인원이나 시기 등을 확정하지 못했다. LG그룹은 LG필립스LCD(300명), LG CNS(200명), LG텔레콤(40명) 등에서 대규모 채용을 시행한다. 날짜는 9월부터 11월까지 계열사별로 진행된다.

19개 계열사를 가진 한화그룹은 오는 10일부터 10일간 원서를 접수한다. 지난해보다 100명 늘린 60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한다. SK그룹도 SK텔레콤(100명)과 SK네트웍스(50~60명) 등지에서 지난해보다 30명씩 늘려 뽑는다.

이밖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월부터 채용에 나서 총 11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롯데그룹(700~1000명), 동부그룹(600명), 두산그룹(550명)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력을 채용한다. 

공기업 취업문 '꽁꽁'

옛날 같지는 않지만 공기업의 인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일반기업과 비교해 근무조건과 대우가 좋아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지만 하반기 공기업의 취업문을 뚫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에 대부분 채용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매출액 순위 상위 5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공기업 61개 중 21개사만이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인력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서도 한국전력공사(200명)와 한국석유공사(50~100명), 인천국제공항공사(50명) 등 소수의 기업만이 채용규모를 확정한 상태다.

또한 최근 많은 공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열린 채용(학력, 나이제한, 어학성적 완화)도 입사 경쟁률을 높이는 데 한몫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 채용규모 2배 증가

올 하반기 채용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증시 활황 속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둔 증권업계다. 12개 증권사가 밝힌 채용규모는 지난해 하반기(733명)보다 2배가량 증가한 1400여명. 대부분 이달에 공채를 실시한다.

동양종금증권(400명), 한국투자증권(200명), 미래에셋(150명) 등이 특히 많은 인원을 뽑는다. 이어 서울증권(120명), 삼성증권(100명), 대우증권(100명), 한화증권(80~100명) 등이 뒤를 잇는다. 특히 동양종금증권은 창구영업직 500명을 별도로 추가 공채한다.

이밖에 해외건설로 호황을 누리는 한화, 두산, 동부, 금호 등의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채용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외국계기업 수시채용

중소기업의 경우 현재 252개사가 채용인력 규모를 확정지은 상태다. 그러나 종업원이 300명 미만인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따라서 수시로 각 업체 홈페이지나 관련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시채용은 외국계 기업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특히 선호하는 외국계 기업의 하반기 신규인력 채용규모는 2096명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계 기업의 70.4%가 수시채용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중소기업과 외국계 기업 등은 미리 접수받아 놓은 지원서류를 검토해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전에 입사지원서를 등록시켜 놓거나 지속적으로 채용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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