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5역 열혈 워킹맘…나의 하루는 25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만난 손지애 대변인은 “공직 입문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당장은 11월 11∼12일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만난 손지애 대변인은 “공직 입문은 꿈도 꾸지 못했다”며 “당장은 11월 11∼12일 G20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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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공직 입문은 전혀 생각도 못 했어요. 국가 일을 열심히 한다는 보람과 재미가 상당합니다.”

손지애(47·사진) 전 CNN 서울지국장 겸 특파원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의 내·외신 담당 대변인으로 지난 2월 1일 임명됐다. 그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타임스 서울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지냈다.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실에서 만난 손 대변인은 청색 스트라이프 재킷에 쥐색 바지를 입어 실제 키(170㎝)보다 더 커보였다. 6평 남짓한 방은 장식품이 거의 없어 허전함마저 느끼게 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이 보낸 화려한 난 화분이 되레 튀어보였다.

“제가 이대 ‘마스코트’예요(웃음).” 손 대변인은 모교 홍보모델 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단골 강사다. 얼마 전까지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겸임교수를 지냈다.

한편에 걸린 APEC, ASEM 등 국가행사 기자 출입장 11장은 방 주인의 전직을 짐작하게 했다. 손 대변인은 딸 셋을 둔 ‘열혈 워킹맘’으로 유명하다. 딸만 넷인 딸 부잣집 맏이로 태어난 그는 이병종(53) 뉴스위크 서울특파원과의 사이에 미나, 유나, 지나 양을 두고 있다. 큰딸과 둘째딸이 10살 터울이다. “한약도 먹고, 산부인과도 다니고 안 해본 것이 없을 만큼 다해봤죠.” 취재 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딸 셋을 모유 수유로 키웠다.

손 대변인은 “일과 가족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가족”이라며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딸 셋 낳고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변인의 24시를 따라가 봤다.

아침 6시30분 기상

“딸아이 영어 숙제 돕고 출근”

손 대변인의 기상 시간은 세 딸보다 늦은 아침 6시 30분. 어려서부터 자기 일은 스스로 챙긴 딸들은 엄마보다 30분 일찍 일어나서 등교 준비를 하고 있다. 유나(11·계성초교 5학년)양은 영어 교과서를 책상에 펴놓고 밀린 숙제와 씨름 중이다. ‘영어의 달인’인 엄마의 도움으로 작문 숙제를 마친 딸의 표정이 홀가분해 보였다.

‘다섯 여자, 한 남자’. 딸 셋에 부인, 시어머니까지 여초(女超) 집안이다. 청일점인 남편 이 씨는 주방에서 달걀 프라이를 부쳐놓곤 인터넷을 켰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며 속보를 모니터하기 위해서다. 온 가족이 식탁에 오붓하게 앉아 식사하진 못한다. 주방을 오며가며 빵과 달걀프라이로 식사한 후 학교로, 사무실로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아파트, 그의 집 아침 풍경도 여느 가정처럼 분주했다.

오전 7시45분, 손 대변인은 푸조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차 안에선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현안을 챙기는 게 오랜 습관이다. 대변인이 된 후 꽉 짜인 조직생활이 몸에 배지 않아 코피까지 쏟았다. “기자 일은 뉴스가 있으면 24시간 뛰는데, 뉴스 없을 땐 한가하잖아요.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집에서 TV 보고 운동하고, 오후부터 일했거든요. 오후 8시나 9시 뉴스 생방송을 했으니까요. 시간에 매인 조직생활은 처음인 거죠.”

오전 9시 외신 검색

“정중동…국가PR 워밍업 중”

G20 정상회의 준비위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20분. 도너츠 가게에서 사온 커피를 마시며 외국 신문과 잡지를 꼼꼼히 읽기 시작한다.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타임’ 등을 챙겨 본 후 서류와 이메일을 체크한다. 홍보협력국에서 보고한 국내신문 기사 요약본도 훑어본다.

책상 오른편 ‘D-199일’과 독일어 인사말이 쓰인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다. 손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 참가국 인사말을 한 주일에 1개국씩 외우고 있다”며 “이슬람어와 힌두어가 익숙지 않아 포스트잇에 붙여놓고 복습 중”이라며 웃었다. TV부터 라디오, 신문, 여성지까지 일주일에 한두 차례 언론 인터뷰 하는 것도 주요 일과다. 대학이나 공공기관 강연을 통해 G20 정상회의 홍보도 적극적으로 한다. 손 대변인은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진 대변인 업무도 정중동(靜中動)”이라며 “본격적으로 일하기 전 워밍업 기간”이라고 말했다.

근무 중에 가족과 통화하는 일은 드물다. 고려대 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큰딸 미나씨도 바깥에선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거의 없다. 손 대변인이 ‘알파걸 대표주자’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해온 것은 이런 배려가 동력이 된 듯 싶었다. 손 대변인은 “원래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성격”이라며 “사무실에선 회사 일에 빠져 지내고, 집에선 사무실을 잊고 엄마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CNN 서울지국장 때도 한밤에 국제회의를 할 때면 미리 사무실에서 전화로 회의 시간을 확인시켜줬어요. 안 그러면 제가 까먹거든요(웃음).”

오후 3시 홍보협력국 회의

“트위터 팔로어가 400명”

손 대변인은 점심식사 후 김윤경 내신대변인과 언론 대응책을 숙의한 뒤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오후 3시 홍보협력국 회의가 대변인실에서 진행됐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준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재경부 기자단이 안 가니까 질의응답 자료를 준비해두고 현지 워싱턴 특파원들도 미리 챙겨 보죠. 의제가 나오면 답변 자료를 준비하고요.”

손 대변인의 말에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메모를 했다. 화제가 트위터로 넘어갔다. “어젯밤 12시 10분 전에 트위터에 올리느라 좀 늦게 잤어요. 팔로어(트위터를 받아보는 사람)가 400명이 넘었네요.” 손 대변인은 “지난번 주간회의 때 위원장님 보고 계신데 탁자 밑에서 트위터를 한 일도 있다”며 “트위터가 위력적이니까 홍보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보자”고 독려했다. “내가 350명을 데리고 왔는데 팔로어가 두 배 되면 아이팟 사달라고 얘기할 생각”이라는 그의 말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지은옥 연구원이 “영어만 올리지 말고 한국어도 함께 올리면 팔로어가 늘 텐데요”라고 권했다. 옆에 앉은 이예진씨도 “인기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 가수 타블로도 2개 언어로 올린다”고 맞장구를 쳤다. 회의 후 홍보협력국장실로 가다 시리티 바데라 전 영국 기업부 장관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바데라 전 장관은 G20 정상회의 자문관으로 활동 중이다.

오후 8시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 공부 “1인5역 바빠요”

손 대변인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다. 3학기째다. 개강 후 한 차례도 결강한 적이 없단다. 수업은 밤 10시20분이 돼야 끝났다.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들이 자고 있으면 서운하죠. 학부모로선 사실 ‘꽝’이었어요. 딸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도 책가방을 챙겨준 적이 없어요. ‘엄마 점수’는 낮은 거죠. 주변에 무슨 학원이 있는 지 몰라 친구에게 물어봐서 따라가라고 했어요. 미나는 ‘알긴 아시는 구먼’이라고 말하죠(웃음).”

미나씨는 중학교 때 늘 2학기에만 학급 회장을 맡았다고 한다. 엄마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 미나씨와 함께 ‘엄마가 보는 딸, 딸이 보는 엄마’를 주제로 책을 쓰는 게 손 대변인의 개인적 목표다. 

손 대변인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가족이 사회활동의 든든한 지원자”라고 했다. 시아버지 장례식 때 새벽 3시까지 손님을 맞은 후 아침 7시에 대통령선거 리포팅을 위해 출근한 일이 있을 정도였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 음식을 함께 먹으며 나눈 사람들과의 교류를 다룬 책도 써볼 생각이다.

손 대변인은 “당장은 11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집중하는 편이라 대변인직을 마친 후엔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손지애(왼쪽에서 둘째) 대변인이 홍보협력국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준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손지애(왼쪽에서 둘째) 대변인이 홍보협력국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준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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