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30분, 백화점 개장 시 방문해 본 이들이라면 점원들의 부담스런 90도 ‘큰절’을 누구나 받아 봤을터인데…

지나쳐서 어색하고 받아서 쑥스러운 이 ‘큰절’이 요즈음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30도 ‘반절’로 개선되었다는 반가운 소식. 이유는 ‘지나친 친절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고객들의 불평에 따른것. 쇼핑을 끝낸 고객에 대한 인사말도‘다음에 또 들러 주십시오’가 고객을 기분 나쁘게 한다 하여 ‘좋은 쇼핑 되십시오’라는 주문없는 덕담(?)으로 바꿀 정도.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도 금방 달라붙어 아는체 하는 것이 도리어 손님을 쫓을 수도 있다는 분석에 따라 처음에는 모른체 하다가 한 제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 그제서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등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새로운 판매 기술의 하나.

불황으로 인해 백화점 손님이 줄어듦에 따라 한명의 손님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한 ‘판매기술’ 연구 또한 치열한데, 이같이 점원의 ‘전혀 부담 주지 않는 접대’가 요즘 잘 나가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판매원들의 제복을 밝은 원색 계통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중간색으로 바꾸거나 너무나 인위적이었던 안내원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등도 같은 맥락.

또한 판매원이 매장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라 유통업체마다 ‘전문판매원 모시기’에 발벗고 나섰다는데, 우선 ‘쇼핑어드바이저’등으로 호칭을 바꿔 전문직으로 격상시키고, 전산교육, 어학강좌, 해외연수 등 교육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한 대형백화점에서는 그동안 고졸 출신이 대부분이던 판매 사원들을 전문대 졸업생으로 점차 교체,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조언을 함께 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며 고객관리도 겸하는 수준까지 주문.

잘 팔릴때는 생각도 않던 ‘손님 잘 모시기’작전에 골머리를 앓는 콧대 높은 백화점들. 과연 불황이 좋은점도 있구나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아무튼 고객들이야 질 높은 서비스를 받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이 기회에 외국에 널리 퍼진 우리나라 판매원의 불친절한 이미지까지도 깨끗이 씻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또 다른 바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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