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노인의 1.6배에 달해
남편·자녀 스트레스 높으면 잘 걸려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케어센터에 입소한 치매 노인들이 체조를 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케어센터에 입소한 치매 노인들이 체조를 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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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여성신문 사진기자(asrai@womennews.co.kr)
5녀2남을 둔 김정자(84·가명)씨는 우울증으로 정신병동에 10년간 입원했다가 치매에 걸려 지난해 11월 노인장기요양기관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케어센터에 입소했다. 김씨는 거동을 못해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 있는 중증 환자다. 큰딸이나 막내딸을 만나도 무조건 “우리 셋째딸”이라며 반색한다.

김씨는 특히 남자 사무장이 옷을 건드리면 손사래를 치고 육두문자를 섞어 욕설을 한다.  큰딸 박모씨는 “18세에 결혼한 엄마가 딸만 내리 낳자 아버지가 젊어서부터 두 집 살림을 했다”며 “평생 두 집 살림을 한 아버지 때문에 치매에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치매 걸린 중에도 가사노동 강박증 보여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센터에는 치매 환자가 40명 입소해 있다. 이 중 여성 환자가 32명이다. 치매는 이처럼 ‘여성 질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 42만 명 중 남성이 16만 명인 데 비해 여성은 26만 명에 이른다(2008년 말 기준).

특히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여성 치매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상 여성의 기대 수명은 83.8세로 77세인 남성보다 6.8년이 길다. 여성치매가 고령화 사회의 ‘복병’인 것이다.

치매는 뇌질환으로 생기는 증후군이다. 여성들이 치매에 걸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불리는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이 50∼60%, 뇌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서구사회에 많이 생기는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선 혈관성 치매가 더 흔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성 화병에 주목한다. 여성 억압적인 사회에서 평생 남편과 자녀 부양 스트레스를 겪은 여성들은 노년에 천형처럼 치매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커힐케어센터 이옥란 원장은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평생 대우를 못 받으며 살아온 여성들이 화병을 앓다 치매를 겪기도 한다”며 “억압의 강도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강요된 희생을 당한 여성의 경우 ‘화내는 치매’에 많이 걸린다. 가슴속 이야기를 평생 표출하지 못하고 살다 잠재의식에 쌓여 상처로 남는 것이다.

이 원장은 “가만히 잘 계시다가 ‘영감이 어젯밤에 안 들어왔다’며 이불을 마구 던지며 화를 내는 할머니도 있다”며 “한 할머니는 지나가는 할아버지에게 ‘그 X하고 술 먹으니 좋디?’라고 화내자 그 할아버지가 ‘아냐아냐, 술만 먹었어’라고 말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치매에 걸려도 자녀 부양이나 가사노동에 대한 강박증을 보인다. 노인 요양기관에 가보면 식사 때마다 “내 아들 밥 차려줘야 하는데…” 하며 아이들을 찾는다며 센터를 돌아다니고, 식사를 잘하다가도 아들을 만나면 가쁘게 숨 쉬며 아픈 척 하는 여성들이 있다. 또 밥 먹다 그릇을 닦는 시늉을 하고, 주방에 가서 설거지를 하거나 요리 중인 음식을 헤집어 놓기도 한다. 평생 자식 뒤치다꺼리와 집안일에 바빴던 시절로 시계가 멈춰선지 평소 휴지통을 뒤지던 할머니에게 슬그머니 걸레를 주면 방을 닦느라 이상행동을 멈춘다는 것이다.

여성억압문화 깨져야 치매 줄어든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는 “자기공격형, 수동공격형 성격이 화병을 부른다. 마음에 쌓인 화병을 장기간 방치하면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한다”며 “여성들이 무조건 화를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분노를 직접적으로 풀지 못하고 자기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갱년기 이전에는 자녀 양육에 전념하다 보니 분노 억압이 상대적으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 갱년기 이후에는 분노 표출이 늘기 마련이다. 이때 우울증이 겹치면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자녀들이 커서 독립하거나 결혼하면서 심리적 상실감이 깊어진다.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양성평등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이 억압당하지 않는 문화가 돼야 건강한 노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장필화 이화여대 교수(여성학)는 “여성이 자아존중감을 갖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 자녀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적으로 남편과 자녀를 위해 희생할 것이 아니라 ‘관계적 자아’를 잘 발전시켜야 한다. 소통이 되고, 상생이 되는 관계적 자아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은 에스트로겐 감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폐경 이전의 조발형 치매는 남녀 차이가 없으나 폐경 후엔 여성 치매 환자 비율이 높다. 여성 치매 환자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는 이유다.

여성 치매 환자를 돌보며 겪는 가족의 고통은 경제적 출혈에 더해 거의 ‘가정 파괴’ 수준이다. 윤승한 한국요양보호사교육기관연합회 공동회장은 “치매환자 가족은 육체적·정신적 부담감과 슬픔,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며 “가족이 치매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할 만큼 고통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가족이 집에서 모시지 않는다고 불효자는 아니다. 자녀들에게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노인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등급 1∼2등급과 일부 3등급을 받은 치매 환자는 노인요양시설 입소가 가능하다.

윤 회장은 “건강할 때 노인요양시설을 미리 답사해 전원이나 도시시설 중 어떤 곳이 맞는지, 입소자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은 어디인지를 알아두면 좋다”고 권했다. 또 가족 요양보호사가 등급 판정을 받은 환자를 돌볼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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