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17개 여성인력개발센터 총괄
연간 취업 연계 2300명, 교육생 7000명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취업을 희망하지만 경력도 인맥도 자격증도 없는 이들에게 설 자리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경력단절 여성들이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영옥(49·사진)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장은 “눈높이를 낮추고 시작해보라”는 조언부터 한다.

“결혼 전 받던 보수와 근무 여건만을 생각하고 재취업에 도전하면 자신감도 잃고 실패할 확률도 높아요. 우선 눈높이를 낮춰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점차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현명하죠.”

그렇다면 눈높이를 낮춘 여성들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 원장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여성능력개발원과 같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취업 교육기관을 방문하라”고 권했다. 그는 “기관에서는 적성 상담뿐만 아니라 전문 직업교육과 취업까지 연계해주고 있어 막막해하는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 경쟁력을 쌓으면 취업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낙관했다.

실제 현재 상일미디어고등학교 전문 상담원으로 일하는 문희선씨는 여성능력개발원의 ‘청소년셀프코칭’ 과정을 수강한 후 취업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전문 상담 인턴교사로 취업했지만 열심히 일한 결과 전문 상담원으로 정식 발령을 받은 것. 윤은미씨도 ‘경력개발설계사’ 과정을 듣고 5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 전직 지원전문 서비스 기업인 제이엠커리어에 전문 컨설턴트로 취업할 수 있었다.

여성능력개발원에서도 직업상담사와 일대일 커리어 상담을 비롯, 적성 및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 컨설팅을 구직자에게 제안한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며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여성능력개발원은 특히 취업지원뿐만 아니라 직종 발굴 및 보급을 통해 여성 일자리 창출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력단절 여성 및 중년·고령 여성을 위한 ‘컬러잡(Color Job)’을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컬러잡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진출하기 유리한 직종을 색깔로 표현한 것으로 가령 학교사회복지사, 요양관리사, 놀이치료사 등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는 ‘핑크잡(Pink Job)’으로 불린다.

이 원장이 이끌고 있는 여성능력개발원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여성을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취업으로 연계하는 직업전문 교육기관이다. 서울시내 19개 여성인력개발기관 총괄 기관이자 서울시내 17개 새로일하기센터의 광역본부로서 전문적인 취업지원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여성능력개발원은 2002년 동부여성발전센터로 개관한 이래 10년 넘게 서울시의 여성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는 손발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가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한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로 2007년 8000여 개, 2009년에는 3만4000여 개, 지난해에는 3만7000여 개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여성능력개발원 자체 교육생은 연간 7000여 명에 달하며 연간 취업 연계자 수도 2300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2009년부터는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해 취업지원과 함께 예비 창업자를 전문 여성 기업인으로 양성하는 인큐베이팅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8월 전임 원장인 허미연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공공정책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이 원장은 서울특별시여성가족재단 네트워크 추진반장을 역임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다양한 직종 발굴뿐만 아니라, 중년·고령 여성을 위한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사업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사회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다양한 취업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카테고리별 유망 직종

핑크잡(Pink Job): 여성을 상징하는 색이자 치유와 돌봄을 표현하는 분홍색을 사용. 보건·사회복지 분야 일자리로 중년·고령 경력단절 여성에게 유망.

-학교사회복지사, 요양관리사, 놀이치료사, 알코올중독상담사, 금연관리사 등

 

민트잡(MINT Job): 수학(Mathematics), 정보과학(Informatics), 자연과학(Nature science), 기술(Technique)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단어.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에게 적합.

-기술도면·서류작성, 정보처리, 실험실 보조인력, 이러닝(e-learning) 콘텐츠 제작자 등

그린잡(Green Job):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발맞춘 직업군으로 ‘녹색일자리’로도 불린다.

-녹색활동 감독관, 에너지 감사관, 녹색 마케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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