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2~3시간 거리 자전거로 출퇴근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들과 전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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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삼양목장 가보셨어요? 관광지로도 유명하죠. 언덕에 풍차가 있고 풍경이 정말 멋져요. 자전거로 목장길을 따라 7시간이 걸리는 코스가 있어요. 지금까지 달렸던 곳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어요.”

카페 닉네임 ‘코난’ 박정환(33)씨가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며 꼽은 여행지는 강원도 대관령길이다. 높은 지대지만 그 만큼 전망도 좋아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호사에 행복해진다고. 그처럼 자전거를 타고 전국의 좋은 풍경들을 눈으로 담는 ‘아마추어 자전거 여행 동호회’(이하 아자여) 회원들.  

지난 3월 23일 꽃샘추위 탓에 서울 모임에 함께한 회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많을 때는 100명에서 적어도 20~30명은 라이딩을 즐긴다고 한다. 매주 수요일 서울 한남대교에서 남산까지 야간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은 서울의 야경을 음악 삼아 페달을 밟는다. 남산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이 코스는 남산 국립국장으로 가는 오르막길이 가장 힘들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들의 목적은 남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참가자가 함께 완주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낙오자 없이 끝까지 간다’가 이들의 모토다. 윤형수(37)씨는 “무조건 다 데리고 간다”며 “만약 지치거나 자전거를 잘 못 타는 분이 있으면 끌거나 밀고서라도 같이 간다”고 말했다. 동호회 가입 4년차라는 그는 주말에는 양평이나 강화도로, 평일에는 남산코스를 탄다며 매주 2번 이상은 자전거 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다.

두 아이를 둔 ‘우진파파’ 박준표(39)씨는 주말에는 참여하기 힘들지만 수요일마다 라이딩을 한다. 특별히 운동할 시간이 없는데 평일에 짬을 내서 자전거를 타니까 운동도 되고 스트레스도 푼다고. 3년 전 위염을 앓은 것을 계기로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그는 “주변에 물어보니 자전거만큼 간단하면서도 몸에 좋은 운동은 없다고 들었다”며 동호회에 들어와 보니 혼자 자전거를 탈 때보다 함께 타는 즐거움이 꽤 크다고 말했다. 서로 인간미를 매력으로 들 만큼 정 많고 따뜻한 사람들이다.

하상언(50)씨는 출퇴근을 자전거로 한다. 왕복 2~3시간은 걸리지만 오히려 운동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수록 근력도 좋아지고 스피드도 늘고 있다는 그는 처음에는 20㎞/h 속도도 내기 힘들었는데 1년이 지나고 나니 30㎞/h는 너끈하고,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었다며 여느 젊은이들 못지않은 체력을 자랑했다. 그에게는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는 재미도 생활을 활력 있게 만드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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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자전거 초보자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안전을 위해 꼭 헬멧을 착용할 것과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자전거를 선택하라는 것. 또 하나는 아자여 같은 동호회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그룹 라이딩을 해보라는 것이다. “예전에 서울시청을 시작으로 도심을 라이딩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자전거가 200대였어요. 미리 말하지 않았는데도 경찰분들이 교통을 정리해주시고 알아서 에스코트 해주시더군요. 그 모습이 장관이었어요.”(박정환씨)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계절인 봄을 맞아 전국 모임도 계획돼 있다. 올해 모임은 당장 다음달  16~17일로 잡혀 있다. 충북 옥천으로 전국의 1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들 예정.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팀이 촬영했던 자전거 코스 ‘향수 100리’를 비롯해 정지용 생가, 육영수 여사 생가와 옥주사마소, 안터선사마을 등도 여행지 목록에 포함돼 있다. 숙박은 250년 된 고택인 춘추민속관에 예약해 놓은 상태로 얼마 전 답사도 끝냈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운 시골 길을 달릴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표정이었다.

 

아마추어자전거여행동호회 카페 http://cafe.daum.net/donga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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