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폐경

월경은 수정란이 착상하지 않으면 자궁에서 점막이 괴사해 자발적으로 자궁 출혈이 일어나 생기게 되는 것이다. 월경은 여성의 상징인 동시에 잉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사춘기에 시작해 30∼40년 동안 주기적으로 오다가 50세를 전후로 폐경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 가운데서도 폐경을 경험하는 ‘조기 폐경’ 여성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월경주기가 점차적으로 길어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월경이 안 나오는 것이 전형적인 조기 폐경의 증상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생리불순으로 여기고 폐경이 된 후에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기 폐경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자가면역 질환, 내분비 질환, 갑상선 질환, 암 치료 후유증, 환경 및 심리적·정신적 요인, 심한 스트레스와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초 내원한 김미연(가명·32)씨는 광고대행사 대표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직장 여성이다. 결혼한 지 3년이 돼 가고 바쁜 업무로 임신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다가 어느 날 생리가 뚝 끊겨 병원을 찾게 됐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점차 길어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1년간 단 한 차례도 월경이 나오지 않는 전형적인 조기 폐경 증상을 겪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조기 폐경은 정신적인 충격과 허탈감을 주게 돼 더욱 심각하다. 임신과 출산의 경험도 해보지 못한 젊은 나이에 찾아오는 조기 폐경은 여성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상실감을 주기 때문이다.

근래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늦은 결혼, 가임 연령의 고령화에 이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조기 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건강은 또 다른 위험 요소에 노출돼 있다.

보통 조기 폐경 치료제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복합 제제를 사용한다. 이러한 호르몬 치료는 폐경으로 생길 수 있는 동맥경화증이나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르몬 치료로 부족한 원인적 치료를 위해서는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 기능적이든 기질적이든 약화된 난소를 개선해 난소에서의 에스트라디올을 증가시키고 뇌하수체 호르몬과의 균형을 찾도록 만들어 정상적인 배란성 생리를 유도해준다. 운동과 식사 조절을 통해 몸 상태의 자연적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조기 폐경의 경우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고 확실한 예방법 또한 밝혀진 것이 없다. 평소 6개월 이상 월경을 하지 않았거나 월경주기의 3배 이상 기간이 지나도록 월경을 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 폐경의 경우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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