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끝이 아닙니다”

 

영화 ‘소중한 사람’ 홍보차 내한한 마쓰이 히사코(왼쪽) 감독과 주연배우 요시유키 가즈코씨.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영화 ‘소중한 사람’ 홍보차 내한한 마쓰이 히사코(왼쪽) 감독과 주연배우 요시유키 가즈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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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0년 전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한국 스크린에 오르게 돼 화제다. 더구나 외국 극영화로는 최초로 한국어 더빙판까지 선보였다. 온 가족이 치매를 함께 극복해가는 감동 드라마를 담은 영화 ‘소중한 사람’이 그것이다.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마쓰이 히사코(63) 감독과 주연배우 요시유키 가즈코(76)를 서울 삼청동 고즈넉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두 여성 예술인의 몸짓은 여전히 곱고 단아했으며, 언어는 정열적이고 활기가 넘쳤다.

홀로 노년을 보내고 있던 마사코(요시유키 가즈코 분)는 셋째 아들 내외의 제안으로 도시로 올라와 아들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한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마사코에게 노인성치매(알츠하이머병)가 찾아오면서 가족은 예상치 못한 변화와 고난을 맞게 된다.

요시유키씨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그녀를 돌보는 며느리가 상처를 주고받지만 시어머니에게 감춰진 미술적 재능을 발견함으로써 해법을 찾아가는 굉장히 행복한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의 모습을 여성의 눈으로 사실적으로 그린 데뷔작 ‘유키에’(1993)로 호평을 받았던 마쓰이 감독. 그는 우연히 치매 시어머니를 둔 며느리의 간호일지인 ‘잊어도 행복해’를 접하고 이를 영화화하겠다는 꿈을 갖게 된다. 그러나 50세의 나이로 늦깎이 데뷔를 한 여성 감독이 차기작을 선보이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며 “시민들의 서명운동으로 도요야케시 당국의 지원을 받아 제작비의 3분의 1을 충당했고, 많은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영화 현장에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2002년 일본에서 개봉된 후 꾸준히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역 상영회 등을 통해 200만 명 이상이 관람했을 정도다. 대부분 공동체 상영인지라 수익성을 논하기는 힘들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 달에 한두 번 상영회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 영화의 힘은 한국에서도 발휘됐다 ‘소중한 사람’은 자막에 익숙지 않은 중·노년기 관객들을 위해 한국어 더빙으로 개봉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과 한국성우협회 회원들이 목소리 연기를 열연하며 재능 기부에 적극 나섰다.

마쓰이 감독은 “이런 모든 일들이 영화가 나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으로 느껴진다”며 “최근 150억 이상의 대작 ‘레오니’를 준비하며 모든 기력이 쇄한 느낌이었는데 따뜻하게 영화를 맞아주시는 한국 관객들 덕에 다시 기운을 충전 받은 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은 노인성 치매 환자들에 대한 사전조사 작업을 위해 노인요양시설이나 환자 위탁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환자들을 만나고 다닌 에피소드도 전했다. 마쓰이 감독은 “치매에 대해 공부하려 하지 말고 여기서 매일 노인과 함께 있으면서 그대로 느껴달라고 말하던 시설 관계자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요시유키씨도 “치매는 모든 것의 끝이자 종착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치매환자들도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이렇게 영화에 혹시 치매노인에 대한 편견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끊임없는 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생생한 현실감을 갖추게 됐다.

개봉일은 ‘세계 치매의 날’인 오는 21일이며 상영 시간은 111분이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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