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대면 다들 알 만한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잘 자라고 있고, 집안일도 무리 없이 해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저의 이런 평온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오는 사소한 불편함, 바로 같은 부서 남자 직원의 아부입니다. 최근에 새 부장님이 오셨는데, 남자 직원의 아부에 그저 허허허 웃기 바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프로젝트 따오는 것도 그렇고, 그 직원에게만 좋은 평가가 몰리는 것 같아요. 저랑 그 직원이 승진 대상자인데, 승진에도 영향이 미칠까 걱정도 되고요. 자격지심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A.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배려가 필요해요
얼마 전 회사에서의 일입니다. 아침에 기분 좋게 출근하는데, 직원들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를 하고 서로 머쓱했던지 여직원 한 명이 저에게 건넨 말, “어제 잠 못 주무셨어요? 얼굴이 좀 부어 보이세요.” 아뿔싸! 기분 좋게 출근하는 저에게 정신 번쩍 들게 하는 한마디였습니다. 분명 아침에 일어나 평소보다 많이 부은 얼굴을 보고 신경이 쓰였는데 막상 직원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더라고요. 그럴 때 저라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주변 동료가 상사에게 아부하는 것을 보기 불편해합니다. 특히 능력 있는 여성들은 맡은 일만 잘하면 되지, 아부를 통해 좋게 평가받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제가 짐작하건대, 상사가 그 남자 직원을 예뻐한다면 그건 그 친구가 아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평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좋은 것 아닐까요?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매너 있는 태도, 긍정적인 마인드는 조직생활뿐만 아니라, 업무 처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저도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했지만, 일을 할 때 능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건넬 줄 아는 사람, 태도가 좋은 사람들이 대부분 높은 평가를 받지요. 그러나 똑똑한 여성들은 능력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지,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알면서도 저도 잘 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 오늘부터라도 노력해봅시다. 아부의 사전적 정의인 ‘남의 비위에 맞추어 알랑거림’에 ‘진심’을 담아봅시다. 진심 어린 아부에 안 넘어가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