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정신장애 여성 급증
알코올성 정신장애 여성 급증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2.02.10 12:02
  • 수정 2012-02-10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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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많아
자녀 심리적 충격 커 “불안감·배신감 느껴”

 

8일 오전 경기 의왕시에 있는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여성병동에서 주부 환자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8일 오전 경기 의왕시에 있는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여성병동에서 주부 환자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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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전남 광양군에 사는 김은미(가명·47)씨는 지난해 11월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에 입원해 4개월째 치료 중이다.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04년 경기 일산의 한 병원에 석 달간 입원했으나 5개월 만에 재발했다. 그동안 전국의 알코올중독 치료병원 중 안 가본 곳이 없다. 도합 1년간 치료받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김씨는 “퇴원한 날 술을 입에 댄 적도 있다. 열흘 동안 소주 50병가량 마시다가 병원에 실려왔다”며 “술 때문에 돈도, 남편도, 가족도 모두 잃었다”며 울먹였다.

여성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의 숫자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키친 드렁커’(kitchen drunker·부엌 알코올의존증)가 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가 등교한 후 부엌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주부들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서 가정해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알코올의존증은 술에 의존하는 금단 주기가 짧아지거나 건강이 나빠지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스스로 음주를 끊을 수 없는 만성 질병이다.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 김윤아 연구관은 “최근 5년 새 여성 고위험 음주율이 남성에 비해 증가 추세가 확연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2010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은 2005년 36.9%에서 2010년 43.3%로, 연간 음주자의 여성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음주)은 2005년 4.6%에서 2010년 7.4%로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2010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 알코올성 정신장애 환자는 2006년 1만1221명에서 2010년 1만4097명으로 늘었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진료 환자를 보면 20대까지 비슷하던 남녀 비율이 50대 이상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난 데다 주류 제조회사 마케팅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여성 알코올중독자를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차갑다. 7년째 단주 중이라는 50대 여성은 “남성이 입원하면 ‘사는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술을 마셨을까’ 하며 가족과 친구, 시골마을 친척까지 면회 오는 데 반해 여성 환자는 ‘밥 먹고 할 일 없어 술 먹었다’며 직계가족조차 외면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씁쓸해했다.

여성들이 술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부부 간 불화, 실직과 가정폭력, 고부갈등, 시댁과의 마찰 등이 흔한 이유다. 자녀가 독립한 후 ‘빈둥지증후군’을 겪다가, 혹은 남편의 무관심 속에 우울증을 겪다 술에 탐닉하기도 한다. 단주회에서 만난 한 여성은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에는 별별 여성 환자들이 다 온다. ‘블랙아웃(필름 끊김 현상)’ 상태에서 머리가 터진 줄도 모른 채 자다가 앰뷸런스 타고 온 여성부터 다리가 부러지거나 눈이 시퍼렇게 된 채 병원에 실려 온 여성도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중독의 폐해는 심각하다. 가임 여성의 음주는 기형아 출산, 유산·사산의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 특히 산모의 음주가 자연유산 확률을 높이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술을 마시는 임신부들이 늘고 있어 문제다. 술 마시는 엄마가 자녀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시범기관인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원장은 “알코올중독 엄마를 둔 자녀들은 아빠가 술에 빠진 경우보다 더 큰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며 “정신적인 안정을 찾지 못하고 마음의 상처가 크다. 불안감과 함께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빠진다. 주부의 음주는 가정 전체를 흔들리게 한다”고 말했다.

남성은 치료가 한두 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지만 여성은 실패하면 이혼으로 이어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과 이병욱 교수는 “항갈망제 같은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여성 환자는 꾸준한 치료를 못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남녀 알코올중독의 원인과 특성이 다르므로 여성들을 위한 알코올 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역 대도시조차 알코올상담센터나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한 자조 모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원장은 “술병에 여성 음주가 불임과 기형아 출산의 주요 원인이라는 경고 문구 표시를 의무화하고,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음주 교육이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단주회 단영초 회원들은 “여성이 주 시청자인 TV 드라마에서 주부역을 맡은 배우가 싱크대나 부엌 바닥에 앉아 음주하는 장면을 퇴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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