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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 그리고 30〉의 아이디어는 언니가 제안한 거였어요. 저

도 작가생각을 강요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을 등장시켜 부담없이 읽

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었고요.”

10대, 20대 , 30대 여성이 한 가정을 이루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

기를 그린 〈10, 20, 그리고 30〉의 작가 강모림씨는 여느 만화가와

달리 문하생 출신이 아니다. 고교시절 미대에 진학코자 미술학원에

다녔다. 그러나 그의 데생을 본 미술선생님이 “너는 미술이 아니라

만화쪽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데생가지고는 미대 진학 못한다”는

단호한 판단으로 그 꿈은 접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친구처럼 지냈

던 만화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리고 91년 만화잡지

〈보물섬〉에 카툰과 〈봄이 이야기〉로 데뷔했다.

그의 작품은 초기작 〈달래하고 나하고〉 처럼 약삭빠르진 못해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

다. 그를 순정만화보다 명랑만화 작가로 치게되는 이유도 거기 있다.

그러나 정작 강모림씨가 그리고 싶은 작품은 배꼽잡고 웃을 수 있는

컬트 코미디물. 그간 여러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이 시

원찮거나 잡지가 폐간되는 관계로 중도포기해야만 했다고. 그러나

조만간 선보일 예정. 제목은 〈수지Q〉.

〈10, 20, 30...〉에서처럼 강모림씨의 작품에는 주인공만큼이나 여러

주변인물들이 많이 부각된다. “각자가 다 인생의 주인공 아니겠어

요? 나쁜 여자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테고, 주인공도 많은 결점

이 있죠. 그 누구도 남의 인생의 들러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길을

가다가도 ‘저 사람은 어떻게 살아왔을까’를 유추해보곤 해요. 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 행로에 관심이 많거든요.”

“남들이 자신의 얼굴을 잔뜩 보는 게 싫어” 얼굴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그는 요즘 작업실을 옮기고, 미완성작들을 마무리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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