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030세대, PK, 호감도 등 4개의 벽
‘허황된 대세론’에서 벗어나야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박 위원장은 다시 한번 ‘선거의 여왕’임을 입증했고 동시에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총선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위원장의 지지도가 양자 대결 구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총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안철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좋으냐’는 물음에 박근혜 비대위원장 45.1%, 안철수 원장 35.9%였다. 올 들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박 위원장을 줄곧 5%포인트 이상 앞질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선을 계기로 판도가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박 위원장에게 축복이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를 안겨줬다. 무엇보다 수도권, 2030세대, PK, 호감도 등 ‘박근혜 4개 벽’이 확인됐다.

박 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PK지역 못지않게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박 위원장의 영향력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와 같이 미미했다. 설상가상으로 박 비대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종로 홍사덕, 영등포을 권영세, 서대문갑 이상헌 등 핵심 친박 현역 의원들이 대거 몰락했다.

총선 D-20일에 한국선거학회와 YTN은 여야 유력 대권 후보들에 대한 호감도를 분석했다. 이들 후보에 대해 ‘아주 싫어한다’면 0점, ‘보통’ 5점, ‘아주 좋아한다’ 10점으로 응답자들에게 측정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박근혜의 평균점수는 5.40, 안철수 5.20, 문재인 4.75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세분해보면, 우선 2030세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박근혜의 경우 전체 응답자에서는 ‘좋아한다’(42.9%)는 응답이 ‘싫어한다’(28.3%)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2030세대에서는 ‘싫어한다’(40.3%)가 ‘좋아한다’(28.2%)보다 12.1%p 많았다. 반면 안철수의 경우는 반대로 ‘좋아한다’(55.8%)가 ‘싫어한다’(18.5%)를 압도했다. 한편 수도권에서는 박근혜와 문재인의 경우 ‘싫어한다’와 ‘좋아한다’는 비율이 비슷했지만, 안철수의 경우는 여전히 ‘좋아한다’(47.2%)가 ‘싫어한다’(29.1%)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 대선의 결정적 변수인 화이트칼라층의 호감도 분석에서도 안철수가 박근혜를 압도하고 있다. 안철수의 경우 ‘좋아한다’는 비율(54.1%)이 ‘싫어한다’(19.1%)보다 2.79배 많은 반면, 박근혜는 거꾸로 ‘싫어한다’(39.0%)가 ‘좋아한다’(31.4%)보다 1.24배 많았다. 다만 중도층에서는 박근혜, 안철수 둘 다 비슷한 호감도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호감도 분석은 새누리당이 왜 수도권에서 완패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요약하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향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이들 취약 계층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2002년 이회창 모델’로 회귀할 경우는 필패다. 2002년 1월 당시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맞붙을 경우 이 총재 51.5%, 노 고문 32.3%로 지지율 격차가 19.2%p였다. 이런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한나라당은 변화를 거부했다. 그 결과 국민의 관심은 한나라당보다는 오히려 민주당 경선에 집중됐다. 당시 민주당은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16개 시도를 순회하는 ‘국민참여경선제’와 같은 새로운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채택했다. 국민의 관심은 이회창이 아니라 노무현과 이인제 중 누가 여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에 쏠려 있었다. 결국 예상을 깨고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를 선거 초반에 제압하고 여당 대선 후보가 됐다. 그 기세를 몰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박 위원장이 이회창 패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허황된 대세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새누리당 내 흥미롭고 의미 있는 공정한 대선 경선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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