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반과 함께 부동산시장, 환율·금리 등 주요 경제 변수의 동향을 살펴보는 ‘2012년 경제전망 세미나’를 개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은 국내경제 전망에서 하반기 3대 리스크로 고유가발(發) 인플레 압력 확대, 가계부채 부담 증가, 소비 위축을 꼽으며 이러한 리스크가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소장은 “유로존 재정 위기가 다시 부각되며 국내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는 소위 ‘상저하저(上低下低)’ 패턴이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3%대 초반 성장으로 소폭 회복에 그치고 설비투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로 하반기에도 증가율이 한자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무역수지에 대해 강 소장은 “수출이 감소하지만 수입 감소폭이 더 클 경우 나타나는 소위 ‘불황형 흑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하반기 세계경제의 최대 이슈로 유럽의 재정위기 악화 가능성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유로 국가들이 장기간 긴축재정을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은 높은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인한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경기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석태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무는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더블딥 가능성은 적다”고 언급하며 “선진국의 부진, 신흥국의 강세라는 패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외환시장 불안은 앞으로도 몇 달 동안 계속되고 유럽 위기와 중국 경착륙 우려가 해소돼야만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조익제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 우리 증시가 조정을 거치는 과정인데 예상보다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는 이른바 ‘N’자형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조 센터장은 중국이 3분기부터 본격적인 부양책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도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등 경기가 반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유럽도 어려움은 계속되겠지만,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 소장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라 부동산 매입 수요가 저조하고, 분양시장 침체로 사업 지연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과 건설업체 부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