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장 초대로 ‘한국의 이미지’ 그룹전

 

“프랑스 파리에서 여성 화가 20명과 함께 ‘한국의 이미지’를 주제로 그룹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 화가들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케이팝을 넘어선 케이컬처(K-Culture)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문화적 발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영원한 현역으로 여전한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서양화가 전명자(70·사진)씨가 프랑스 파리시청 내의 리베테 갤러리에서 파리시장 초대로 열리는 한국 여성 화가들의 그룹전 계획을 밝혔다. 전시에 참여하는 화가는 박순 여류화가협회 이사장, 원로 화백인 서양순 선생 등 내로라하는 여성 미술인들이다. 프랑스문화원은 이 전시를 기념해 전시 오프닝인 10월 15일을 ‘한국의 날’로 선포할 계획이며, 11월에는 한국경제신문 갤러리에서 귀국전도 열린다.

전시가 성사되는 데는 1995년부터 10년 넘게 파리에서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전 작가의 역할이 컸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텁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더 큰 찬사와 주목을 받고 있다. 매년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국립미술협회전(SNBA)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대상과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 작가는 ‘오로라의 작가’라고 불릴 정도로 오래도록 북극 오로라 비경의 감동을 화폭에 담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는 95년 파리 거주 시절 퐁피두미술관에서 올리비에 작가의 작품 ‘오로라’를 보고 영감을 받은 이후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등 북극 주변으로 수차례 오로라 탐방을 떠났다.

전 작가는 최근 개막한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인사동 선화랑의 초대 작가로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과 일상의 숨은 요소라는 일관된 주제 아래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작가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인사동 화랑가의 터줏대감격인 선화랑의 이명진 대표는 전 작가의 작품활동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조력자이자 해외진출의 판로를 개척하는 파트너다.

여성 작가로서 성공하는 데는 과감한 결단력도 필요했다. 그는 서울여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교수직도 과감히 버리고 오로지 작품활동만을 위해 프랑스로 건너갔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시 자녀들은 미국 유학 중이었다. 그는 “사업을 하던 남편이 모든 뒷바라지를 해줬다. 기러기도 아주 큰 기러기 아빠였던 셈”이라고 전했다.

전 작가는 86년 타계한 세계적인 여성 화가 조지아 오키프를 롤 모델로 꼽았다. 평생을 멕시코 사막의 아름다움에 빠져 탐닉했던 오키프의 일생은, 북극의 오로라에 천착한 전명자 화백의 삶과도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그는 “오키프는 99세 나이로 영면에 들기 직전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고, 꼿꼿이 그림을 그렸다. 그만큼은 몰라도 앞으로 20년은 지금처럼 활동할 자신이 있다”며 “여성 작가들은 특별히 섬세하고, 사물을 관찰하는 눈이 예리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끈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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