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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월 22일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조계종의 대주제는

‘화합’. 94·98년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종단 분규의 굴레를 벗고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 화합의 상징적 구현을 위

해 설득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던 여성이 있다.

이영숙 불교TV 이사. 그는 30여 명의 이사진 중 유일한 방송인 출

신으로(KBS 1기 아나운서, 불교라디오의 ‘여성만세’, 불교TV의

‘TV 신행상담’ 등 진행) 불교TV가 파행을 거듭할 때 직원들에게

방송의 맥을 놓지않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은 ‘큰 누님’같은 존재

다.

4월 말 임시이사회에서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이 대표이사로 선출되

면서 그는 한시름 놓았다. 이제는 허 신임사장의 불교TV 살리기 방

안이 효율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일만 남은 것.

불교TV는 지난 해 조계종 분규에서 전(前) 경영진이 이 사태에 깊

숙이 개입, 편파방송이란 비난을 받았다. 사태 해결 후에도 경영 공

백상태가 장기화되면서 70억여 원으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갔고,

불안정한 신용상태로 40%가 넘는 고이자를 감당해야 했다. 더구나

현 조계종단은 그간 불교TV 경영진의 과오를 들어 지원을 중단했

다. 이로 인해 지난 연말부터 뉴스프로를 제외한 전 프로그램이 재

탕으로 메워졌고, 직원들은 월급의 50%만 지급받는 어려움에 직면

했다. 이에 ‘참회합시다, 다시 시작합시다’라는 대 직원 캠페인 속

에서 3월부터 불교TV 살리기 운동이 본격 전개됐다. 방송을 재개하

고, 노조원들의 단식투쟁, 불자들을 향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숨

가쁜 길을 달려왔다.

이영숙 이사는 99년 1월부터 비상경영대책위원장을 맡아 이런 활동

들이 제대로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총지휘했다. 불교TV 관계자와는

대화조차 거부했던 조계종 스님들을 찾아가 얼키고 설킨 매듭을 푸

느라 목이 메인 가운데도 하루 해는 짧기만 했지만, 결국 그의 잔잔

한 목소리에 스님들은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종단에 불교TV살리

기 특위까지 구성되기에 이르렀다.

“3월 3일 불교TV를 살리기 위한 범불교 토론회와, 3월 5일 창설 5

주년 기념프로로 제가 진행한 고산스님(조계종 신임 총무원장)과의

특별대담 등이 방송재개 운동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때 직원들이 반

강제로 제게 떠맡긴 ‘이영숙의 만나고 싶었습니다’란 대담프로는

불교TV를 살리기 위한 범불교 토론회를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의

기획실장 만성스님, 포교부장 원택스님, 문화부장 덕신스님 등 그동

안 저희 방송과 소원하셨던 분들이 기꺼이 출연하셔서 교단과 상징

적 화해를 이뤄주신 것이 새삼 고맙습니다.

앞으로 영상매체를 통한 포교가 활성화될 텐데, 5년간 키워온 이 젊

은 인력들이 파묻힌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 아닙니까. 불교사

찰 수백개 세우는 일만큼이나 뜻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뛰어

왔습니다.”

이 이사는 특히 불교TV 살리기 운동 과정 중에서 생명존중의 여

성 본성을 발휘해 동료 여성이사들인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총지종 총지화 통리원장과 힘을 합해 일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을

보람으로 꼽는다.

'박이 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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