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악인들의 초상사진 전시… ‘여성’‘한복’이 주제
국악음반사 ‘악당이반’ 이끌며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올라
김영일(52·사진) 작가는 사진가이면서 동시에 국악 음반사 ‘악당이반’을 운영하고 있는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내 최고의 초상사진 전문 사진가로 활약하다가 국악의 매력에 빠져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의 소리를 담아왔다.
김 작가는 최근 에르메스재단이 후원하는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귀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여성과 한복을 주제로 우리 음악을 연주하는 국악인들을 조명한 사진전이다. 인물의 외관뿐 아니라 그들의 혼과 정신을 전한다는 한국 초상의 오래된 전통, ‘전신화’(傳神畵)를 사진적으로 재해석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구상하면서 김영일은 조선시대 초상화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고 정교하다는 전통을 자랑하지만, 그중에 여성을 그려낸 초상화가 조선 역사를 통틀어 세 점에 불과하다. 이후로도 이 땅의 여성을 특별히 기록하고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우리 음악을 연주하는 여성 국악인들은 오늘도 우리 옷, 한복을 입고 공연하며 새로운 문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나가고 있다”고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영일씨의 국악 사랑은 유명하다.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의 소리를 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국악음반사 ‘악당이반’을 만들어 국악 음반도 제작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국내에서 8장, 미국에서는 20장 팔린 국악 앨범 ‘정가악회 풍류Ⅲ-가곡’을 가지고 세계적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당시만 해도 한국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후에는 녹음기를 들고 전국 각지에 흩어진 소리꾼들을 찾아 나섰다. 북을 들고 지리산에 들어가 7년간이나 머무른 배일동씨 등 산자락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는 외로운 국악인들을 만나 채록했다. 2005년에는 전 재산을 몽땅 털어 아예 음반사를 차리고 매년 꾸준히 음반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전시는 3월 19일까지 열린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특별한 우리 음악 공연도 열린다. 문의 02-544-7722
김영일 작가는
▲1985년 중앙대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개인전 ‘김영일-초상사진전’(예술의전당·1992) ‘평창의 산·우리의 진경’(공근혜갤러리·2012) ▲2005년 음반·영상 전문회사 악당이반㈜ 창립 ▲2011년 제54회 그래미어워드 2개 부문(월드뮤직, 서라운드 사운드)에 우리 음악 ‘가곡’ 노미네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