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벤처인 위상 높이고 이미지 개선할 것
한국맥널티 원두커피시장 1위 기업으로 키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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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여성 대통령 시대가 되며 여성 단체장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어요. 기대만큼 잘해야 해 어깨가 무겁습니다. 여성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게요.”

이은정(49·사진) 한국맥널티 대표이사가 지난 1월 30일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2년의 임기 동안 이 회장은 여성벤처협회에서 여성 벤처기업의 위상을 꼭 높이고 싶다. “여성벤처는 전체 벤처의 7% 정도입니다. 비율은 작지만 증가율로 봤을 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사장은 남성 사장들 사이에서 홍일점일 정도로 여성 기업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요. 여성들은 섬세함을 살려 스마트 영역과 자신의 분야를 융합해 더 빨리 고부가가치 사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벤처협회는 이러한 여성 벤처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여성 기업인의 이미지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여성 기업인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지원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그의 몫이다. “여성들이 활동을 잘 못해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경쟁력을 키워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투자의 개념으로 여성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남성들은 30년간 산업계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여성들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여성들도 지원에만 기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회장은 한국맥널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맥널티는 국내 원두커피 시장 1위 기업으로 원두커피 유통뿐만 아니라 편리하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삼각원두커피백’으로도 유명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그는 20년 전 커피 체인점을 창업하며 원두커피를 불편해서 못 먹는 사람들을 보고 원두커피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입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며 그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는 ‘어드벤처’라는데, 직접 해보면 이 말이 더 와 닿아요. 1990년대에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에 지식이 없어 외국에서 물어물어 배워야 했어요. 커피 관련 지식이 없으니 인력도 없었죠. 이 어려움을 이겨낸 것은 바로 ‘시간’이더군요.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테스트를 계속하며 노하우가 쌓였어요. 인력도 시간이 지나니 자연히 해결되더라고요.”

그는 직원들과 책을 찾아보고 하루 10잔 이상의 커피를 마셔가며 했던 노력들을 잊기 어렵다. 이제 한국맥널티를 연매출 150억원의 회사로 일으켰지만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2006년 커피 공장을 확장하며 새로운 공장을 찾던 그는 경매 물건으로 올라온 제약 공장을 매입하게 됐다. “인수를 하고 공장을 둘러보니 시설이 무척 잘 돼 있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개의 건물 중 제약시설이 잘 갖춰진 곳은 유지를 하고, 이미 문을 닫은 제약회사 직원들을 모아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죠. 제약에 있어서는 비전문가였지만, 사원들을 독려하고 연구 인력을 충원해 한국맥널티 의약품사업부를 만들게 됐어요.” 우연한 계기로 미국에 어린이용 시럽을 수출하기 시작하며 활로가 마련됐다.

“처음에는 커피가 무슨 벤처냐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나 불편한 것들을 편리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 인증을 받게 되었어요.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하는 기업은 어떤 업종이든 벤처입니다. 많은 여성이 벤처의 벽을 높게 생각하는데, 여성벤처협회의 문을 두드리면 아무리 소소한 아이템이어도 함께 벤처로 인증받을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여성 벤처인들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영업이다. “남성 위주의 접대문화와 네트워킹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가장 어렵죠. 30대에 여성벤처협회에서 네트워킹을 하면서 기술 집약적인 사업에 종사하는 여성 사장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업에 대한 생각들을 구체화할 수 있었어요.”

2003년부터 여성벤처협회 이사로 활동하다 2007년 부회장, 2011년 수석부회장을 거쳐 올해 회장이 됐다. 이 회장은 많은 여성이 벤처를 함께 꿈꾸길 바랐다. 그는 “20대에 창업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더 잃을 것이 없는 20대에는 새롭게 도전을 해보고 경력이 10~20년 쌓인 여성 산업인력들은 자신의 경력을 단절하지 말고 산업계로 나오기를 바랐다. 특히 그는 이러한 청년과 중년의 매칭으로 더 창조적이면서 안정적인 벤처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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