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접견해 세계 평화 위한 협력안 논의
평창스페셜올림픽서 “지적장애인 선택권 보장” 촉구
수치 여사의 방문은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측에서 부속 국제회의로 열린 ‘글로벌 개발 서밋’의 기조연설자로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그는 글로벌 개발 서밋 현장에서 “‘버마(미얀마)’는 정치적·사회적 장애를 지니고 있고, 내가 하는 일은 이를 극복하려는 도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이번 회의 참석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적장애인들의 경험담을 들은 뒤 내 삶은 그에 비하면 참으로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신념에 따라 살았지만, 지적장애인들은 이런 기회조차 불가능한 때가 많더라. 지적장애인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문화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개발 서밋은 수치 여사를 포함한 세계 지도자 300여 명이 지적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논의한 자리로, 지적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권고하는 ‘평창 선언’이 채택됐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 ‘철의 난초’ ‘여성 만델라’. 수치 여사에게 붙는 별칭들이다. 1989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가량 구금 상태로 지냈고,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을 21년이 지나서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고초를 극복하고 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후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수치 여사와 만나 “국민을 가족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 더 자유롭고 행복한 아시아와 세계를 만들기 위해 같이 힘을 합하자”고 환영했다. 이에 대해 수치 여사는 “우리가 평화와 번영이라고 얘기할 때 이것은 버마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당선인은 “한국이 올해부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 만큼, 유엔 차원에서 한국과 버마가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수치 의원을 배려해 미얀마라는 공식 국호 대신 ‘버마’로 바꿔 불렀다.
수치 여사는 31일에는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2월 1일에는 출국에 앞서 서울대에서 아시아와 민주주의 개발을 주제로 강연하고,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것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