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신규 발전소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조만간 그 내용이 담긴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계획의 핵심 내용은 2020년까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화력발전 공급량을 1580만㎾(석탄화력 1074만㎾, LNG 506만㎾)까지 대폭 늘린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은 8000만㎾ 이상인데, 올해 말 완공되는 발전소가 있어서 700만㎾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바닷가를 둘러가며 발전소들이 빽빽이 들어서 밀도가 세계적인 수준인데, 추가로 그 많은 발전소를 더 짓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발전소는 어떻게든 짓는다고 해도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곳곳에 깔아야 하는데, 문제는 없을까.

이미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단식투쟁에 나선 분들도 있으며 공청회가 무산되기도 하는 등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은 분신자살이라는 극한의 저항까지 불러오는 등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를 효율적으로만 사용한다면,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충분히 많은 발전소가 있다. 1년은 8760시간이다. 그중 전기가 부족한 시간은 추위와 더위가 심한 기간, 500시간 남짓이다. 그 시간대에만 필요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멈춰 있는 발전소도 많다. 전력피크 시간대에만 아껴 쓰면 더 이상 발전소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500시간 때문에 발전소를 새로 짓느라, 송전탑을 세우느라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 누군가는 고향과 땅을 빼앗기고, 목숨 걸고 싸우고 있다. 불안한 발전소 주변에서 늘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한다. 참 비극적인 일이다.

불필요하게 발전소를 많이 지어놓고 전기가 남아돌자 요금을 인하하고 전기 사용을 부추겨 전기가 다시 부족해지자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전력정책의 부끄러운 역사다. 그런데 그 과오를 되풀이하려는 듯, 발전소 추가 건설 계획을 세워놓고 발전소가 더 필요하다는 논리를 만들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전기를 더 많이 쓰게 하려는 부추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냉방과 난방, 요리, 이동, 오락과 운동 등 모든 일에 전기를 사용하는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발전사와 가전회사, 음식점들이 전기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명분을 걸고 전기레인지 확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기가 막힌다. 어떻게 해서든 전기를 더 많이 쓰게 하려고 애쓰는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난다. 이런 상황이라면 전력난은 과연 극복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 얼마나 더 많은 발전소를 더 지어야 악순환을 멈출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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