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전기요금이 인상된 데 이어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됐다. 자원고갈, 높은 해외 의존도, 발전소와 송전망 건설 비용의 증가 등 앞으로 에너지 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에너지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공기처럼 필수적인 요소다. 아무리 아낀다 해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이 있는데, 요금이 인상되니 가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를 아껴 쓰던 가구들이 요금을 더 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계획까지 발표되어 더 근심스러워졌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집을 알아보고 있다면, 무엇보다 주택의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교통도 편리하고 학군도 좋아야 하겠지만,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좋은지 비슷한 크기의 다른 집과 꼭 비교해 보아야 한다. 에너지 비용이 과도한 집이라면 살면서 내내 경제적 부담이 클 테고, 집 수리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부동산 거래 시 에너지 성능·사용량을 표기한 에너지 효율등급 평가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법도 마련됐다.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제정된 국토해양부의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건축물 에너지소비증명제가 도입됐다.

올해는 우선 서울시내의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과 업무시설(연면적 3000㎡ 이상)에 대해서만 에너지효율등급평가서 첨부가 의무화됐다. 향후 단계적으로 전국의 모든 건축물로 적용이 확대될 예정이다. 인터넷 사이트 그린투게더(http://www.greentogether.go.kr)에서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확인하고 유사 건축물과 비교도 해볼 수 있다. 녹색건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고, 부동산 거래계약서에 첨부되는 평가서도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모든 이들이 전세나 월세로 이사 갈 집을 구할 때, 부동산을 사고 팔 때, 건축물의 에너지효율 등급을 따져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집이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어떨까. 그 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건축물을 지을 때부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집 수리를 할 때도 단열 성능을 높이고 에너지를 적게 쓰는 집으로 리모델링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다. 관련된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에너지 절약 정보를 나누는 사랑방이 돼야 할 것이다. 건물의 효율을 높여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시설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 건물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충당하는 에너지 제로 하우스도 많이 지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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