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은 '전기 먹는 하마'

 

가정의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 일등공신으로 압력솥을 추천하고 싶다. 압력솥은 가정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가전제품인 전기밥솥을 대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밥솥 다음으로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냉장고도 덜 쓰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압력솥은 에너지를 덜 쓰고도 각종 요리를 빨리 할 수 있게 해주고, 냉장고보다 훨씬 더 음식을 오랫동안 잘 보관시켜준다. 냉장고대신 압력솥에 음식을 보관하라니,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지 모르겠지만 통조림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먹고 남은 요리를 압력솥에 넣어둔 채로 뚜껑을 닫고 잠시 불에 올려 80도씨 이상으로 가열하면 솥 내부의 음식과 공기 속 균들은 죽게 된다. 또 압력솥 내부가 밀폐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외부의 새로운 균이 침입할 수 없다. 알루미늄 캔 통조림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어서 1개월이 지나도 부패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압력솥에 보관하는 음식은 굳이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으니, 냉장고를 비울 수 있어 전기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냉장고의 음식 보관량이 10% 늘어날 때마다 전력소비량은 3.6% 증가한다. 압력솥으로 밥 짓고 요리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돈도 많이 절약된다. 증기를 솥 안에 가두면 압력이 높아지고 끓는점도 상승되기 때문에 압력솥 안의 식재료들은 열이 빨리 전달되도록 조직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고온으로 익게 된다.

그래서 압력솥은 일반 솥을 사용할 때보다 조리 시간을 3분의 1 이하로 단축시켜준다. 불을 끄고도 10분 정도는 100도씨 이상의 온도가 유지되어 불을 사용하는 시간과 양을 줄여주니 가스 사용량도 일반 솥을 사용할 때보다 4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전기밥솥과 비교해보면 아낄 수 있는 에너지 양은 몇 배로 더 커진다. 왜냐하면 전기는 가스나 석유 등 일차에너지를 이용해 만드는 이차에너지인데, 일차에너지를 전기로 만드는 과정에서 60% 이상의 에너지는 손실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밥솥이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양은 압력솥에 비하면 20배 이상 많다는 계산도 있다.

‘전기 먹는 하마’ 전기밥솥의 전기 소비량은 가정의 전체 전기사용량 중 25%를 차지한다. 한 달 전기요금이 5만원 정도 나오는 가정에서 전기밥솥을 쓰지 않는다면, 전기요금을 2만원이나 아낄 수 있다. 보온 기능을 하루에 14시간 정도 쓰는 가정인 경우 2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고, 24시간 보온을 해놓는 집이라면 더 많은 돈이 절약된다.

매달 아껴진 돈 2만원을 이자율 4% 복리 적금통장에 모으면 30년 후에 얼마가 될까? 1350만원이 넘는 큰돈이 생기게 된다. 에너지를 아껴주고 돈도 벌게 해주는 압력솥은 지구를 살리는 착한 제품이라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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