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선 투표서 62% 득표… 퇴임 4년 만에 재집권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미첼 바첼레트(62·사진)가 칠레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지난 2006년 남미 최초로 직선 여성 대통령에 당선돼 2010년 퇴임한 후 4년 만의 재집권이다. 이에 따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함께 남미 주요국인 ABC(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국가에서 모두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칠레 중앙선거관리위윈회는 15일(현지시간) 시행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 후보인 바첼레트가 62.5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우파 여성 후보인 에벨린 마테이(37.40%)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바첼레트와 마테이는 지난 11월 17일 치른 1차 투표에서 각 47%, 25%의 득표율로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이번 결선투표로 바첼레트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남미 ABC’로 불리는 아르헨티나(Argentina), 브라질(Brazil), 칠레(Chile)의 최고지도자가 모두 여성이 됐다.
바첼레트는 내년 3월 11일 정식 취임하면 2018년까지 국정을 이끌게 된다. 바첼레트는 당선이 확정된 뒤 대학 무상교육 확대, 조세제도 개혁, 개헌 등 개혁 현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첫 재임 당시 바첼레트는 민주주의 발전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남성 10명, 여성 10명으로 구성한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켜 주목받았다. 규정으로 인해 대통령직을 연임하지 못했지만 2010년 퇴임 시 바첼레트의 지지율은 80%를 웃돌 정도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대통령으로 꼽힌다. 퇴임 후에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로 자리를 옮겨 3년간 성차별과 성 착취 등 여성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