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들의 지상목표는 고정고객의 대량확보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정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당기기 위해 다양한
기법과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인트 비즈니
스이다.
지금의 포인트 비즈니스는 고객들에 마일리지를 제공, 할인혜택을
주는 것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공간에서 쇼핑몰
끼리 포인트 교환을 할 수 있게 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바꿔쓰기
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포인트 비즈니스가 전자상거래 시대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급부상하
고 있다. 포인트 비즈니스란 마일리지 또는 사이버 캐쉬로 불리우는
포인트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그 대가로
고정고객을 다수 확보해 수익을 올리는 첨단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
다.
포인트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는 단연 사이버 공간이
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일명 ‘마일리지’라는 포
인트를 제공, 상품 구매액 중 2-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있다.
따라서 쇼핑객들은 누적된 포인트를 사이버 공간에서 현금과 동일
하게 쓸 수 있다. 구매액의 일부를 되돌려 주는 보상시스템은 포인
트 비즈니스의 가장 기초적인 모델이다. 최근에는 신규 가입자에게
일정 포인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인터넷 이메일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포인트가 주어지는 사업도 나타
났다. 온라인 보상서비스 전문업체를 표방하는 헬로아시아는 이메일
사용, 상품 구매, 설문조사 같은 일상적 인터넷 활동에 대해 일정한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예를 들면 인터넷 이용자들이 헬로아시아 회원으로 가입한 후 아시
아나항공을 이용하면 1만원당 60포인트를 지급한다. 이후 이용자들
은 포인트 총액에 따라 영화티킷(2천 포인트), 서적(3천 포인트),
MP3 플레이어(2만 포인트) 등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는 포인트
사업을 위해 LG홈쇼핑, 한솔CS클럽, 아시아나항공, 워너뮤직 등과
제휴를 맺은 상태이다.
인터넷 광고시장에서도 포인트를 이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애드
닉스’라는 인터넷 광고 사이트는 인터넷 상에서 프로그램 실행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인 로딩타임에 자동으로 광고를 볼 수 있는 시스
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인터넷 이용자들은 로딩타
임에 자동으로 동영상 광고를 보면서 5초당 일정 포인트를 획득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 이용자들은 하루 2시간 정도 인터넷을 쓸
경우 한 달에 3-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게 된다.
이는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골드뱅크의 인터넷 광고 마케팅
기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모델들은 이
제 불붙기 시작한 국내 포인트 비즈니스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조만간 각 쇼핑몰에서 획득한 포인트를 관리, 상호 교환을 가능케
하는 ‘포인트 뱅킹 사이트’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외국에서
도 마이포인트, 넷센티브, 빈즈 같은 사이트들은 포인트 뱅킹으로 전
자상거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이버 공간이 제공하는
포인트만 잘 챙겨 놓아도 실생활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성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분산된 포인트를 긁어 모아 주어 히트
최근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기록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다.
웹순위 평가기업인 PC데이터 온라인에 따르면 97년 오픈한 마이포
인트(mypoints.
com)라는 신생 사이트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제치고 사이트 방문
객수 2위에 올라선 것이다.
마이포인트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인터넷 쇼핑객들의 불만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이포인트는 반즈앤노블, 소니뮤직 등 2백
여개 유명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각 쇼핑몰에 분산된 포인트를 집중
시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분산된 포인트를 한 곳에 모은다’는 전략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
다. 그야말로 포인트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사업 모델을 창출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이포인트와 같은 포인트 통합 비즈니스는
신종 사업 모델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벤처기업인 시그마테크는 작년 말 국내 최초로 엔포인트(nP
oint.co.kr)라는 포인트 공유사이트를 오픈, 코스메틱랜드, 우먼플러
스, 인터넷 뮤직 등 40개 쇼핑몰에서 적립된 포인트를 자유롭게 쓰
도록 하고 있다.
두루넷의 자회사인 메타랜드 역시 자사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7백
여개 중소업체들 간에 포인트 호환을 위해 넷포인트
(Net-points.co.kr)를 만들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랜드는 이를 위
해 마이포인트 사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상호 보유 주식 교환 합의
까지 마친 상태이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마이비즈 역시 포인트를 이용, 웹 공동체를 구축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 LG전자, 삼성화재
등 7개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회원들에게 포인트 호환 서비스를 제
공하고 있다.
포인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무너뜨린다
일반 매장과 인터넷 쇼핑몰의 포인트를 호환해 주고 그 대가로 고정
고객군을 형성하는 포인트 비즈니스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
로 탄탄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SK의 OK캐시백 서비스를 보자. SK는 캐시백 회원이 현금이나 신
용카드로 상품을 구매할 때 회원카드를 제시하면 가맹점에 따라 일
정 포인트를 주고 있다. SK는 얼마 전부터 일정포인트를 가진 자사
고객들이 전국 1만7천여 음식점과 유통업체 매장을 이용할 때 적립
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는 앞으로 이같은 사업 모델을 사이버 공간과도 결합시킬 예정
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 온라인 여행, 온라인 게임 등 9개
분야를 포함한 종합쇼핑사이트를 오픈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포인트 통합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같은 시스템이 구축되면 SK주유소에서 획득한 포인트로 SK인터
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살 수 있게 된다. 반대로 SK쇼핑
사이트에서 축적한 포인트로 이동전화요금 또는 주유소 기름값을 대
신 지불하게 된다.
부가통신망업체인 한국통신은 SK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포인트 호환 서비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
는 ‘이지캐시’라는 전자화폐카드를 발급하여 오프라인 가맹점 및
온라인 가맹점에서 고객이 얻은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있다.
이지캐시는 SK캐시백 카드와는 달리 충전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이지캐시에 적립된 포인트액이 9천원인 회원이 1만원짜리
상품을 구입하고 싶을 경우 현금 1천원을 은행을 통해 재충전한 후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MP3 음악파일과 같은 1천원 미만의 소액상품 역시 이지캐
시 포인트를 통해 살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포인트 비즈니스를 위해 가격 비교 사이트인 숍바인더와
제휴를 맺고 포인트 호환을 합의한 상태다.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이야말로 우수한 고객 데이터 확보에 적합하
다. 우수 고객 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부가가치가 있다. DB마케팅은
21세기 마케팅의 핵심이다. 포인트를 이용하여 고객 커뮤니티를 구
축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이 고객
확보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