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아버지, 지군 아버지 아이들 근황 전해
도가니, 울산 칠곡 사건 관계자 한자리에서 정책제안

 

10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이명숙 변호사,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장이 공동 집필한 책 ‘우리는 모두 아이였습니다’의 출판 기념회로 아동학대 피해자,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0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이명숙 변호사,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장이 공동 집필한 책 ‘우리는 모두 아이였습니다’의 출판 기념회로 아동학대 피해자,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아비로서 그동안 저 나름대로 몸부림을 쳤습니다만 우리 사회가 아직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습니다.”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 아버지는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아직 아동성폭력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애통하다”고 한탄했다. 나영이 아버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지군 사건’(엄마에게 오랫동안 아동학대를 당하다 엄마를 살해한 사건), 도가니(장애 아동 성폭력 사건), 울산·칠곡(계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와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지군의 아버지와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 김민선 소장, 울산 아동학대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하늘소풍’ 카페의 민정숙 대표도 자리에 함께 했다.

10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간담회’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이명숙 변호사,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장이 공동 집필한 책 ‘우리는 모두 아이였습니다’의 출판 기념회를 겸한 자리였다. 10여 년 전부터 아동학대 사건을 지원해 온 세 사람은 나영이나 도가니 사건 등 구체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아동학대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의 방안에 대한 논의를 책에 담았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열린 것으로 더욱 주목됐다.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저자인 이명숙 변호사는 “울산 사건은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학대 사건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팔결로 사법부가 더 이상 아동학대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 변호사는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지역과 법원․검찰에 따라 너무나 다른 태도, 결과가 나오고 있어 문제”라며 울산·칠곡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사)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 전국 경찰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법률지원을 보강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및 경찰청,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한 독지가로부터 1억원의 아동학대사건지원 기금을 받아 아동학대전담변호사를 위촉하는 등 활발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은 “아동학대사건의 진단서를 고심해 법원에 제출하면 믿기 어렵다는 등의 답변이 자주 돌아왔다”며 “의사, 법조인, 활동가 등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단서 양식을 통일하고 사법부가 원하는 진단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화정 기관장은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처벌은 강화됐는데 아동보호 예산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담원 한 명이 해마다 약 90~100건의 사례를 관리하고 있는데 법대로 시행되면 150~170건의 사례를 담당하게 돼 일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 기관장은 2015년에는 국가 사무로 환원할 것과 “법에서처럼 경찰이 출동해 같이 조사하고 아이를 맡기고 격리해 치료할 수 있으려면 573억원을 요청했으나 169억이 배정된 상태라며 지역아동전문기관이 100개는 되어야 하고 한 기관에서 15명씩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저자들은 책 제목과 같은 ‘우리는 모두 아이였습니다’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 19일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전후해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스케치북에 아동학대에 대한 생각을 써 인증샷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매일 10명에게 책과 아동학대예방 팔찌를 보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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