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운 곳을 긁으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30일 사이언스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 소양증연구실장 천저우펑 박사는 피부를 긁을 때 유발되는 통증이 다시 가려움을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려운 곳을 긁으면 피부에 통증이 발생한다. 이 때 척수의 신경세포들이 가려움 신호 대신 통증 신호를 우선 뇌에 전달하므로 가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통증 신호를 전달받은 뇌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세로토닌은 가려움을 뇌에 전달하는 뉴런(신경세포)을 활성화한다. 다시 긁을 수록 세로토닌의 분비량도 증가한다. 가려워서 긁었더니 엉뚱하게도 가려움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통증 억제 효과를 가진 물질로 알려져 왔다. 프로작, 졸로프트, 팍실 같은 항우울제는 몸 속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가라앉힌다. 세로토닌이 가려움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가려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세로토닌 분비를 막는건 더 안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천 박사는 세로토닌은 통증 억제 외에도 기분조절, 성장, 뼈의 대사 등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분비를 막으면 더 심각한 결과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전문지 '뉴런'(Nur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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