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누, 화장품, 치약 등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균제 트리클로산이 간섬유화·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물비누, 화장품, 치약 등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균제 '트리클로산'이 간섬유화·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위키피디아

물비누, 화장품, 치약 등에 많이 쓰이는 항균제 '트리클로산'이 간섬유화(liver fibrosis)와 암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화학과·생화학과·약리학과의 로버트 튜키 교수와 UC 데이비스의 브루스 해먹 교수 등은 17일(현지시간) 발행된 미국 학술원회보(PNAS)에 이러한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6개월간 트리클로산에 노출된 쥐는 간 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고 종양 크기도 더 컸다. 동물 실험 기간을 인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8년 정도 트리클로산에 노출된 것이다. 연구진은 트리클로산 노출이 쥐의 병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간에게도 같은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튜키 교수는 환경에서 채취된 샘플에서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소비자용 제품에서 이 물질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트리클로산 사용에 따른 이득은 그리 크지 않지만 소비자의 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사한 작용을 하는 다른 화합물과 함께 트리클로산에 노출될 때 신체에 미치는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리클로산은 1972년 이래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온 항생물질이자 방균제이다. 물비누·치약·화장품 등 수많은 제품에 사용된다.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뛰어나 벽지·샤워 커튼·욕실 바닥 매트 등에도 주로 사용된다.

해먹 교수는 "물비누 등의 사용량을 줄이면 트리클로산 노출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치약은 트리클로산 사용량이 적은데다가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므로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DA는 최근 수년간 트리클로산이 호르몬 분비 장애를 일으키고 근수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사용을 제한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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