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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문학’ 분야에서 여성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

러진 시기였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베스트셀러 수위를 놓치지 않았던 것은 물

론, 문단의 흐름 전체를 주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선전에 힘입

어 여성 평론가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한국문학연구회가

‘페미니즘과 소설비평’ 3탄으로 최근 출간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다'(한길

사, 1만6천원), 문학평론가 고미숙씨의 '비평기계'(소명출판, 1만2천원) 역시 이

러한 작업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김미현, 권명아, 변신원, 이덕화, 이호숙 등 13인의 여성평론가들이 공동집필한

'페미니즘은...'은 여성학자에 의한 여성문학 본격 연구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이론 자체가 아닌 실제 적용을 중심으로,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

차원에서의 문학성도 고려하면서 페미니즘을 통한 휴머니즘의 구현이라는 보편성

을 획득하기 위해 1990년대에 주로 활동한 13명의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하

고 의미를 점검한다. 식민지 시대의 여성 작가(1권)와 해방 및 분단시대의 여성

작가들(2권)에 대한 연구의 연장선에 놓인 작업이다. 문학성보다는 이념성이 중시

되었던 식민지 시대(제1기: 1920-30년대)가 여성 작가들이 여성이기를 ‘거부’

해야 하는 시기였다면, 문학성과 이념성 모두 위기에 처했던 해방 및 분단시기

(제2기: 1950-60년대)는 여성이기를 ‘주저’해야 했던 때였다. 그러나 지금

(1980-90년대)은 여성 작가들이 여성이기를 ‘주장’하는 데에 이르렀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

‘지금’에 속하는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오정희는 ‘여성의 광기’를 화두

로 삼아 가부장제에 대한 역담론을 서술해 냈다. 그는 또 일탈적 여주인공 혹은

비논리적이고 추상적 사고를 통한 여성적 서사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완

서는 중년 여성들, 특히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여성들이 자기 삶에서 느끼는 ‘소

외’와 ‘위기’를 보여주면서 그 저변에 깔린 여성들을 억압하는 가부장제 이데

올로기의 실체를 파헤친다. 한편 김채원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굴레가 씌워진 삶

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체험을 통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독특한 문제로 담아냈다.

이와 함께 사람들 사이의 관계단절이라는 측면에서 여성문제에 접근하는 김향

숙,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편의 부재 혹은 남자로 인한 불행 때문에 고통받는 여

성을 그린 최명희,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으로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비판과 물질

문명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가하면서 여성의 힘과 다름을 적극적으

로 강조하는 이혜경, 여성의 존재론적 관계를 탐색하는 김인숙, 가족을 재구성하

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가족 이데올로기의 허구를 보여주는 신경숙,

세상과 타자의 화해를 시도하는 김형경, 이분법이나 고정된 본질을 전복하고자

하는 최윤, 여성의 홀로서기와 여성연대 혹은 자매애를 이야기하는 공지영, 여성

주의적 모성을 모색하는 공선옥 등 '페미니즘은...'은 이처럼 다각도에서 이 시

대 여성작가들의 여성의식을 살펴본다.

한편 고미숙씨의 '비평기계'는 본격 논문은 아니지만, 이문열의 '선택'이 품

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들을 조목조목 지적한 ‘세기말을 배회하는 가부장제의 망

령’, 공지영과 은희경의 작품을 통해 90년대 페미니즘 문학의 한계를 지적한

‘순정과 냉소 사이에서 표류하는 페미니즘’, 이경자와 윤정모의 작품 분석을

통해 페미니즘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덴동어미와 이갈리아의 딸을

넘어서’와 같은 글은 여성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고 사고해

볼 만한 무게 있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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