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애벗 호주 총리 ⓒ호주 자유당 홈페이지 캡쳐
토니 애벗 호주 총리 ⓒ호주 자유당 홈페이지 캡쳐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또다시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부 장관을 겸하는 애벗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나인네트워크 방송에 출연했다. 여성을 위한 최대 업적을 묻는 말에 그는 "여성이 특히 가계에 집중하는데 (나는) 탄소세 폐지로 가구당 연간 550 호주 달러(49만 원)의 혜택을 줬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내놓은 탄소세 폐지 정책으로 가정의 전기 요금 부담이 감소했음을 자랑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과 네티즌들은 이는성차별적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여성을 기후변화에는 무관심하고 살림살이에나 신경 쓰는 존재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야당 중진 앤서니 알바니즈 하원 의원(노동당)은 "총리가 남자는 큰일을 하고 여자는 집에서 다림질하는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페니 웡 상원 의원도 "총리가 현대 호주 여성의 삶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여러 호주 누리꾼들도 "고마워요 토니, 탄소세가 폐지됐으니 일을 그만두고 다림질하러 갈게요"처럼 총리의 발언을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논란이 일자 줄리 비숍 외무장관은 "여성에게 좋은 정책은 모두에게 좋은 정책"이라며 총리의 발언을 두둔했다.

한편 애벗 총리는 이전에도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애벗 총리는 지난 5월 호주 ABC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전화 연결된 한 중년 여성이 복지 축소로 생활이 어려워져 폰 섹스 일을 하며 산다고 말하자 진행자에게 윙크를 보내 논란을 빚었다.

2010년 애벗 총리는 "호주 주부들의 주요 일과는 다림질"이라는 요지의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는 2012년 야당 의원이던 그를 가리켜 "성차별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라며 비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