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여성들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포괄적 인식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

트가 있다. 이른바 ‘반세계화운동사이트’중 하나인 ‘제3세계 네트워크’

(http://www.twnside.

org.sg)로 들어가 여러 주제들 가운데 ‘여성의 권리와 성차(gender) 이슈’를

우선적으로 클릭해 보자. ‘여성, 세계화와 경제위기’, ‘여성, 빈곤 그리고 경제

적 이슈’, ‘여성과 세계기구들(WTO, WB etc) 등 여성의 현실과 세계화의 연

관성에 대한 현장 리포트 및 이에 대한 심층분석 등을 접할 수 있다. 이 곳에 게

재된 여성과 세계화에 대한 인터넷 논의들은 공통적으로 “특히 여성운동가들과

여성조직들은 세계화의 심각성에 대해 더 정확히 알고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던

진다.

세계화와 여성이라는 추상적인 화두를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태

학자 반다나 시바의 글 ‘여성의 권리에 미치는 WTO의 영향’을 읽어보는 게

좋겠다. 그녀는 “세계금융과 무역, 기업기구들의 충격은 남녀, 부자와 빈자에 차

별적으로 미친다”고 단언한다. 이 모든 기구들이 남성들,특히 G-7 선진국의 남

성들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고, 이들은 “성별, 계급, 인종, 민족적으로 ‘특수

한’ 그룹으로서 자기들의 포부와 가정 그리고 비전을 선취할 수 있는 수단을 갖

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세계화에서의 젠더 분석의 경우

여성들에 미치는 충격 그 자체로만 범위를 한정시킬 수 없으며, 세계경제구조의

가부장적 기반, 가부장적 과정 그리고 가부장적 정책과 계획 등에 대한 평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때 요구되는 것은, 여성들의 관심사와 선취권과 인식

등이 어떻게 ‘배제’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또 경제는 어떻게 ‘정의’되며

경제문제와 그 해결은 어떻게 제기되고 실행되는지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녀는 “냉전이 끝나고 무역전쟁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자유무역은 우리 시대의 세

계화에 대한 지배적 메타포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 경제적, 정치적, 생태적으

로 지속 가능한 삶, 성평등을 가능케 하려면 ‘다양성’이야말로 유일한 길이라

는 패러다임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정책조사와 교육을 위한 국제토착민센터’의 디렉터인 빅토리아 타우이-코퍼

즈는 아시아-태평양 여성과 금융위기에 대해 쓴 글을 통해 “태국, 필리핀, 스리

랑카, 말레이지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많은 곳에서 그동

안 토착여성들에 의해 육성되었던 농업과 지속 가능한 경제는 파괴되고 있으며

식량안전조차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한다. 세계화의 경쟁논리에 식량안전성 문

제는 뒷전으로 밀리면서 북반구 나라들에서 값싼 식량이 수입되었고 이는 외환으

로 지불되었다. 또 농업생산에서 안전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농민들에게 제공

되었던 기존의 농업보조금은 회수되었다. 여기에다 금융위기 동안 환율이

100-200%까지 뛰어오르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수입자유로 인해 싼값의 식량을 구

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기초상품의 가격을 통제할 권리를 정부가 WTO협정, 세

계은행, 국제통화기금에 위임해 버렸기 때문이다. 근거지가 파괴된 농촌여성들은

수출처리 지역의 계약노동자가 되거나 가정부로 취업하거나 도시빈민으로 흘러들

어갔다. 해외로 나가 하위 서비스업에 종사하거나 매춘여성으로 빠지는 이도 부

지기수. IMF 구제금융으로 한국여성들이 겪고 있는 실업, 불완전고용문제 등도

성역할에 대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관련시켜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다.

여성과 세계화에 관한 논의들을 살펴본 뒤에는 “세계은행(WB)의 채권들을 보

이콧하라”는 등 세계금융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세

계 경제정의를 위한 U.S 네트워크’(http://www.50years.org), ‘자유무역감시’

(http://www.tradewatch.org) 등에 들러보면 좋다. 작년 말 시애틀 국제무역기구

(WTO) 회의장 앞에서 벌어진 수만명 시위에 이어 이번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 회의장 시위에서 드러난 반자유무역 행동가들의 폭발적 응집력을 떠

올려 보면서.

'이인화 정보자료실 차장goodal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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