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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 기업인들은 아직도 ‘남성 중심의 접대문화’를 가장

불리하게 느끼고 있으며, 여성 경영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여기

고 있었다. 그러나 고용효과가 크고 부채비율이 낮아 여성 기업이 상

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중소기업청이 한국여성경

제인협회와 공동으로 종업원 5인 이상 여성 기업 2천개를 대상으로 경

영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이다. 작년에 제정된 여성기업지원에관한법률

제17조에는 2년마다 한 번씩 여성기업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규정되

어 있으며, 이번 조사는 정부가 이러한 법적 근거를 갖고 처음 실시한

것이다.

중기청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여성 창업을 확산하고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중소기업청 내에 가

칭 여성기업 애로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차별대우 개선에 주력하겠

다”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작년 10월 2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실시된 이번 조사는 공장 및 사업

장(비제조) 소유형태, 원·부자재 구매, 제품판매, 및 대금수취 현황,

수·위탁 거래, 연구·기술 개발, 고용 현황, 재무구조, 정보화 및 창업

현황 등 일반적인 경영실태와 여성기업에 대한 차별적 관행에 대한 실

태 파악으로 진행되었다. 경영일반에 관한 조사 내용을 보면, 여성기업

중 법인 기업 비중은 21.1%로 나타났는데 제조업의 경우 여성기업의

법인기업 비중(41.2%)이 중소기업(51.9%)보다 낮았다.

약 70% 가량이 사업한 지 10년 미만이며 90년대 들어서면서 여성기업

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연령대를 보면 40-49세(43.9%)가 가장 많았으며 30세 미만도 1.5%로

나타났다. 창업 당시 기혼인 경우가 83.6%로 나타나 기혼자 창업이 더

활발했다.

제조업의 경우 자가 공장 보유율이 59.3%로 중소기업의 자가 공장비

율(49.1%)보다 높았으나 비제조업의 경우는 제조업에 비해 낮았다. 공

장입지는 개별자유입지가 6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국산 원·부자재 구매율은 평균 80% 정도였으며 전량

국산으로 구매하는 업체도 52.5%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구매대금은 전

체 여성기업의 72.9%가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제조업의 경우도

63.4% 이상이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현금결제 비율

(44.8%)보다 높이 나타났다.

어음구매대금의 평균지급기일이 60-90일인 업체가 56.5%로 가장 많

았으며, 제조업은 평균 88.1일로 여성기업 전체 평균인 82.5일 보다 길

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어음구매대금 지급기일은 평균 94일이다.

복수응답으로 받은 제조업의 제품 판매방식은 모기업 납품이 52.3%

이고 시장판매 46.4%, 수출 21.3%로 나타나 거래 모기업 의존도가 높

았다. 판매대금 수취방법은 현금이 72.3%로 높은 편이나 제조업의 현

금결제율은 48% 수준이었다. 이는 중소기업 현금결제율(32%)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여성기업의 영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을 추정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판매대금 어음 결제기일이 1백3일인 것에 비해, 제조업의

판매대금 어음 결제기일이 평균 59.1일로 나타나 여성기업 거래처가

상당히 건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업의 경우 독립기업이 31.8% 정

도이며 대다수 기업이 수·위탁 거래를 하고 있었다. 수·위탁 거래기

업 중 모기업이 15% 정도이며 최종 하청기업 27.2%, 수·위탁기업

26.1% 정도로 여성기업의 수급기업체 비율은 52.3%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여성기업의 62.9%가 연구개발 추진활동을 하고 있으

나 연구소 보유업체는 15.8% 수준에 불과했으며, 회사내 연구개발체제

미비, 연구개발자금 조달 곤란, 연구기술인력 부족 및 확보란 등의 애

로 사항이 있었다.

제조업체의 27.7%가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종류별로는 상표

권 보유율이 5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국제규격인증을 보유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2.7%였으며, 제조업의 경우 기술마크 보

유율은 8.0%로 다소 낮았다. 여성종업원의 고용비율이 제조업은

44.6%, 비제조업은 64.8%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소기업의 여성종업원

고용비율인 30%보다 높아 여성기업이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여성기업의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수익률은 평균 20% 정

도, 매출액 순이익률은 4% 미만으로 98년도 중소기업 수익률(-0.25%),

매출액순이익률(-0.06%)이 마이너스여서 여성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기

록, 사업을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평균 254% 정도로 벤처기업(282%), 대기업(295%), 중소

기업(264%)보다 낮아 여성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여

성기업의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7천3백만원 정도로 중소기업 종업원

1인당 매출액 9천4백84만원보다 낮게 나타났다.

여성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페이지

보유율은 11.1%,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영자는 21.4%, 컴퓨터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경영인은 44%였다.

창업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창업자금확보(55.7%)가 가장 많았고,

인력확보(39.6%), 판로개척(27.6%) 등이었다. 경영상 어려운 점은 제조

업의 경우 자금조달(71.9%), 마케팅 관리(62.9%), 인사관리(55.1%) 등

이었으며, 비제조업의 경우 업체간 과당경쟁(66.7%), 판매부진(53.1%)

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아직도 여성 경영인의 40.8%가 여성이 기업경영 활동을 하는 것이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제조·건설업에

종사하는 여성 경영인은 각각 56.7%, 66.7%가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은 불리하다는 인식이 높지 않았는데 이것은 유치

원·이미용 서비스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

다. 여성들은 아직도 남성 중심의 접대문화(46.8%)를 가장 불리하게

느꼈고, 거래처 남자 중역과 친분 관계 형성 어려움(33.2%), 공공기관

이나 금융기관 등의 여성 경영인 무시 경향(32.1%) 순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여자가 가정일이나 돌보지 무슨 사업이냐’, ‘여자

가 뭘 하겠느냐’ 등의 여성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때문에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높았고, ‘여성 경영인 본인보다 남편 신용도를 우선시’

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단기대출, 고금리를 강요하거나 남성 대비

대출 한도나 신용도를 낮게 평가 받은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

'박정 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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