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13인의 재취업 분투기 담은 『엄마 어디가?』 출간
강한 취업 열망 갖고 구직 활동에 적극 나서면 취업문도 활짝

 

김보금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
김보금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재취업에 도전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은 ‘경춘기’를 겪어요. 이 경춘기를 잘 견디고 극복하면 재취업에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보금(54·사진)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재취업했을 때 통과의례처럼 겪는 일·가정 양립에 따른 갈등과 피로 누적 등으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는 것을 사춘기에 빗대 ‘경춘기’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재취업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을 수 있는 전략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재취업 전략을 담은 책 『엄마 어디 가?』(경향신문사)를 펴냈다. 결혼,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어야 했던 13명의 여성이 다시 일자리를 찾는 분투기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성공법이 자세히 담겼다. 김 센터장은 “나이나 경력, 신체적·정서적으로 숱한 장벽에 부딪쳐 용기를 잃고 주저앉아 있는 여성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썼다”고 출간 계기를 설명했다.

중학교 교사였던 그는 결혼 후 소비자운동을 시작해 전북 지역 14개 시·군에 소비자고발센터를 세우는 등 27년간 시민권익 보호에 앞장서 왔다. 지난 2011년부터는 전북 출연 기관인 재단법인 전북 여성교육문화센터장으로 부임해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만 여성 4457명을 취업에 연계했다.

 

김보금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
김보금 전북 여성일자리센터장

그가 만난 김미옥(50)씨는 전혀 경험이 없던 분야인 용접에 도전해 용접공으로 취업한 사례다. 정수기 관리, 건강보조식품 판매원 등으로 일했던 그는 2개월간 160시간 맞춤형 교육과정을 마치고 2012년 현대자동차 협력회사인 ㈜우신산업에 취업했다.

유승화(50)씨는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자녀 4명의 가장이 됐다. 다행히 그동안 꾸준히 정보처리·컴퓨터 활용능력 등 자격증을 취득해 둔 것이 재취업에서 요긴하게 쓰였다. 지난해 ㈜제일산업의 경리직으로 입사한 그는 회사의 지원으로 3명의 대학생 자녀들의 등록금도 지원받게 됐다.

그가 인터뷰한 여성 13명의 사연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분들은 우선 취업에 대한 간절함이 커요. 열망이 크다 보니 집단상담과 맞춤교육, 취업박람회 참가, 동행 면접 요청 등 구직활동에도 적극적이고, 지원제도도 열심히 이용하세요.”

김 센터장은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서는 우선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해 집단상담에 참여하면 자신감을 얻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적성에 맞는 직종 선택도 중요하다. 그는 “일·가정 양립이 어렵다면 시간제 일자리로 시작해 전일제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며 “30, 40대 여성들은 평소에 관심 분야 자격증을 준비해두면 취업 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 그는 주부들에게 “취업 주부 4000명이 3인 가족일 때 1만2000여 명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줌마라고, 40세가 넘었다고, 무슨 사무직이냐고 고개를 내젓는 기업 대표들을 무수히 만났고, 몇 푼이나 번다고 이 고생이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남편들의 항의도 있었어요. 하지만 한 달 월급으로 살림이며 자아실현을 위해, 노후를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여성들이 얼마나 아름다운데요. 취업을 망설이거나 퇴사를 고민하는 아줌마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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