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메이크업 전도사 “메이크업 잘하면 운명도 바뀌죠”
연예계 톱스타, 영부인도 ‘손님’ “아시아 시장 공략하겠다”

 

쉰네 살의 CEO는 요즘도 새벽에 일어나 직접 연기자들의 메이크업을 한다. 한국의 1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청경 헤어페이스 대표는 “부단한 노력이 천재성을 이긴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쉰네 살의 CEO는 요즘도 새벽에 일어나 직접 연기자들의 메이크업을 한다. 한국의 1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청경 헤어페이스 대표는 “부단한 노력이 천재성을 이긴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쉰네 살의 CEO는 요즘도 새벽에 일어나 직접 연기자들의 메이크업을 한다. 1983년 KBS 분장실에 들어가 ‘손끝의 마술’을 시작했으니 벌써 22년이다. 김청경 헤어페이스 대표는 “그동안 얼굴로 만난 분이 20만 명은 훌쩍 넘는 것 같다”며 “주변에선 ‘반 관상가’가 다 됐다고 한다”며 웃었다.

한국의 1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 대표는 특히 유명인사들과의 인연이 깊다. 심은하, 송혜교, 김남주, 고 최진실 등 연예계 톱스타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했고 화장품 광고 메이크업을 오랜 기간 전담하면서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2000명의 단골 고객이 입력돼 있다. 드라마 ‘전설의 마녀’에 출연하는 전인화와 오현경, 25일 첫 방영되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 주인공인 채시라도 이 중 한 명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자꾸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보였다. 그는 “사람의 인상을 볼 때 안광을 중요하게 본다”며 “눈빛이 반짝이는 사람은 늘 행운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람의 운이 좋을 때는 눈 밑이 깨끗하고 환해진다. 그는 “‘상위 1%’의 사람들은 상당수가 눈썹이 고르고 결이 가지런해 ‘눈썹이 잘생겼다’는 말을 듣는다”고 덧붙였다.

“메이크업만 잘해도 관상이 바뀔 수 있어요. 예뻐지는 수단을 넘어 하루의 운을 바꾸는 주문이 될 수도 있어요.” 그가 세 번째 책 『메이킹 포춘』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이를 ‘행운 메이크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원래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전공은 연기였지만 분장학 수업을 여러 번 들으며 분장의 매력에 푹 빠졌다. 졸업 후 KBS 분장실에서 2년간 일한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광고 메이크업을 이끌었다. 김청경 헤어페이스를 차린 것은 1999년이다. 당시 화장품 회사 7곳의 모든 광고 메이크업을 그가 전담했다. 시즌마다 새로운 트렌드를 이끈 셈이다. 분장사로 불리던 직업이 하나의 예술 분야로 인정받게 된 것도 그의 영향이 크다.

특히 ‘안 한 듯한 화장’인 누드메이크업을 처음 시도해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지금 누드메이크업은 여성들 사이에서 대세다. 또 비비크림을 최초로 베이스 제품으로 활용했다. 고 이은주씨가 드라마 ‘불새’에서 이서진씨 집 파출부로 출연하게 됐어요. 가사도우미 캐릭터인데 어떻게 하면 메이크업을 안 한 민낯처럼 보이게 할까 고민하다 비비크림을 바르니 피부가 뽀얗게 화사해지더라고요.”

그가 잡아준 드라마 캐릭터가 ‘대박’이 난 경우도 많다. ‘그 여자의 집’에 출연해 스타가 된 김남주씨가 그런 경우다. “맥 라이언 스타일의 중단발 스타일을 잡아줬는데 방송 전파를 탄 지 2주일 만에 폭발적 반응을 얻었어요. 그해에 수십 억 매출을 올리는 톱스타가 됐지요.”

김 대표는 재능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성실했다. 마흔둘에 결혼해 이듬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살았다. 바쁜 날에는 신부 화장만 하루에 23번이나 했다. 그래도 불만이 없었다. 365일 중 하루도 쉬지 않았고, 여름휴가는 꿈도 꾸지 않았다. “근 20년 이상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대학 입시에 ‘4당 5락’이란 말이 있잖아요. 저도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자지 않았어요. 남들보다 제가 앞선 비결이기도 해요.”

그는 “성공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몫”이라며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인생 삼모작이 나쁜 건 아니지만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바꾸지 않고 한 길로 가는 것도 괜찮다”며 웃었다. 자질이 있으면 빨리 성공할 수 있겠지만 재능이 없다고 다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늘 “남들보다 더 부단히 노력하면 재능을 넘어설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런 김 대표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 ‘리즈케이’로 오는 3월 홈쇼핑에 본격 진출하고, 아시아 시장도 공략할 구상이다. ‘리즈케이’의 세럼스프레이, 울트라 워터폴 크림, 컬러베일 제품은 간편한 화장을 원하는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의 뷰티 문화는 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10년 이상 앞선다”며 “아시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뷰티업계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